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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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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 한포대


BY 뜰에비친햇살 2005-10-23

    쌀 한 포대 20킬로 쌀포대를 등짝에 업어주며 줘도 말이 많네! 얼른 내려가라며 떠다미신다. 5층 계단을 내려오는데 무겁다. 무거운 짐이라 생각이더니 내려오던 다리가 후들거린다. 아래로 내려와 획 팽개쳐 버리고 말 것 같은 심정으로 자동차 속으로 던져 넣었다. 바구미 무서워 조금씩 사다 먹는 딸내집의 쌀독이 바닥을 보이는게 근심이 되셨는지 독이 차야 걱정이 줄고 마음이 든든하다며 젊은 날 당신이 해 오시던 버릇은 왜 닮지 못하고 그리 비워 두느냐며 아래까지 따라 내려와 타박을 하신다. 요즘 것들 사는 법을 당신이 아느냐며 궁시렁거리며 십여 분을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와 2층 계단을 다시 또 헉헉거리며 올라가 거실에 내려 놓고 그제야 등짝의 땀이 식으니 오늘은 쌀 한 포대 만큼의 사랑을 퍼 온듯하여 뽀얀 쌀밥 냄새가 코끝에 피어나며 순간 배가 불러왔다. 사랑의 무게는 쌀 한 포대 보다 무겁다는 걸 늘 이렇게 한발 늦은 순간에 깨닫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