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돌이 지나 사십여개월이 지난 작은눔을 떼 놓기가 뭣해서
애처롭니 어쩌니 하는 핑계를 대며 나의 안이함과 무력함이
남편 혼자 몫으로 놔 두기엔 힘든 생활을 배포도 좋게 여직 버티고 있다.
큰아이 때에도 그랬지만, 작은 아이 때도
왜 난 뚝~ 떼 놓고 남의 손을 빌어 보살핀다는 것에 믿읍지(?)가 않은지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 '애나 잘 키우는게 돈 버는 거다~' 하는 말을
무슨 신조인냥 미련스레 지켰다.
결혼 전엔 직장생활도 나름데로 몇년을 했고
출산 후에도 일을 한다는 것에 긍정적 이었건만, 첫 아이가 돌을 지나
아파트 단지내의 관리소를 가깝고 일도 쉽다는 이유로 반년을 넘게 다니다
이사를 하는 바람에 그만 둔 뒤 전업주부로 주저 앉고선
일을 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말았는지도 모르겠다.
순하디 순한 큰아이를 놀이방에 맡겨 놓고 데리러 갈 적엔
꽤재재한 모습이며 피곤에 지친 모습이 측은했지만
쏠쏠한 금액이 봉투에 담겨져 내 손에 쥐어지는 날은 뿌듯했는데
두려웠다기보다 놀고 먹는 일에 익숙해지고 편했다는게 맞을지도...
큰아이가 태어난 뒤로 높고 힘든 산을 여러개도 넘고 있건만
그동안 집에서만 맴 돌고 있는 것은, 누군가 가까이에서 나의 일탈에 따라
급변할 수 있는 상황을 도와 줄 사람이 가까이 없기도 했지만,
형편이... 형편이... 하면서도
큰아이와 터울을 8년이나 두고 작은 아이도 세상으로 나왔는데
남편만 너무 믿는 나의 의존적 나약함과
진취적이고 적극적이지 못한 성격도 문제인 것 같다.
몇 달째 생활정보지가 나 뒹구는 모습을 본 남편이
"설겆이나 식당일 할 생각이면 때려 치워래이~" 하며 퉁퉁거린다.
딴엔 내게 미안하고 힘든 일은 안 했으면~ 해서 하는 말인 줄은 알지만,
그 소리가 어찌나 서럽게 들리던지
"그게 어때서?" 하며 괜히 볼멘 소리를 해 댔다.
여러 날을 정보지와 실갱이를 벌인 덕분에 딱~이야 하는 곳을 발견했건만,
친정 엄마의 '좌판 벌일 돈이라도 대출 내어 주마 장사 해 봐라~' 하는
솔깃한 말에 내가 와 주기만을 기다려 주지도 않을텐데 갈등을 한다.
10~18시까지, 일요일 휴무, 토요일 격주 휴무, 토요일.국공일 오전,
나이제한 없슴, 기혼자 환영, 급여 80짜리 경리를 해?
작은녀석 다른 원아들보다 늦게 데리러 가야 겠지만
경리자리 꽤 차면 월급 고정적으로 줄거구, 교통비며,
작은눔 보육비며, 큰넘 학원비며 제한다 해도 반찬값은 떨어지겠구...
리어카에 과일 주스라도 갈아 팔까?
여름 한철이겠지만, 때에 따라 메뉴 바꿀 생각하고
시간 내 마음데로 할 수 있고, 현금 만질 수 있고 목 좋은 공짜 자리 확보 되 있구...
더 늦기 전에 뭐라도 해야 된다는 생각을 굳히고 거금(?)을 들여
작은 녀석을 어린집으로 보내 버렸는데 아... 어쩔까?
파마 머리를 생머리로 바꿔서인지 어쩐지 온 집안에 내 머리카락만 나 뒹굴고
근래 들어 머리카락이 전 보다 더 많이 빠진다 싶은게 반드시 일탈을 하고 말리라,
내 딴에 진짜 제대로 고민을 하는 흔적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