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너가 있어 난 부자다. 무거운 짐 끙끙대면 얼른 제 손으로 짐 나누어 들어주고 붉게 익은 얼굴 사이로 송글송글 흘러내린 땀방울을 훔쳐주며 시원한 부채바람 일으켜 주는 너. 잦아드는 밥그릇에 뜨거운 김 후후 불어 윤기나는 밥 한 술 보태주는 너 도톰한 너의 정을 담은 노란 셔츠 한벌 살짝 건네주며 헤벌쭉 웃는 너 좋은 엄마 기원하며 예쁜 책 한권 겨드랑이 끼워 주는 너 그런 너가 있어 난 부자다. 작은 정성에 눈물 글썽이며 내가슴에 기쁨이 두배되어 돌아오게 하는 너 즐거운 이야기 박장대소 환한 미소로 나를 기쁘게 해주며 행여나 모자람이 없을까 배려하며 소심하게 살피는 너 돌아가는 귀가 길에 잘가라며 아쉬운 손짓 해 주는 너 언제적인지 모를 오래도록 해묵은 장 맛 같은 진국으로 익은 너 같은 친구들이 있어 나는 부자다. 2002//8/28/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