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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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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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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BY 뜰에비친햇살 2003-10-03

      ▶오늘은... 오늘은 아무말도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하루를 보내고 싶다. 핸드폰 안에는 여러개의 부재중 전화와 메세지가 쌓여있고, 간신히 발을 디딜만큼의 공간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게 뚫려 있다. 싱트대 가득히 쌓인 눈물그릇 방안가득 널부러진 옷가지들 내가 받은 상처가 고스란히 흩어져 어제의 일들을 말해주고 있다. 벙어리처럼 입다물고 바보처럼 행동하고 진종일 베개속으로 얼굴을 묻고 싶다. 조막만한 손으로 연신 흐르는 눈물을 훔쳐주며 온몸으로 돋아난 나의 생채기를 사슴같은 맑은 눈으로 바라보는 천사들 그나마 나를 위로 하는 처방전이다. 말 못하는 사람이고 싶다. 내가 아는 언어들을 숨기고 느낌을 숨기고 멍청하게 나를 보여주는 것도 힘들다. 둔한 흉기로 뒷 덜미을 얻어 맞은것 같은 이기분 바람이 들어와 나를 불러도 지금은 대답을 할수가 없다. 겨우 아침을 맞고 늦은 끼니를 간신히 떼우고 맥없이 멍하니 앉아 있는 거실에 초인종 요란한 소리가 가득 울려퍼지지만 가만히 숨 죽이고 눈을 감는다. 나는 여기 없다. 나는 지금 부재중이다. 나를 찾지를 말라.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둬라. 나는 지금 시한폭탄이다. 2002/07/14/17:36

[응답] 그리움하나    [2002-07-14,20:46]/
뜰에비친햇살님 동감의 글 잘 느끼고 가요...
사람도 길가의 돌맹이처럼 아무생각도 없이
아무느낌도 없이 가만히 그렇게 있을수 있었음 좋겠어요.
부는 바람에 서너걸음 밀려가도 아무런 반항도 하지못하고, 
내리는 비에 씻겨 곁이 조금 깍여도 불평한마디 못하는 돌처럼 그러고 싶을때 있어요.
그냥 발로 차이더라도 아무말도 할수없을만큼 멍청하고 싶어요.
느낌도 없이 생각도 없이 나는 동공의 상태. 풍선을 너무 불어 빵빵하게 커졌어요. 
곧 바늘로 살짝만 찔러도 터질것 같아요.
저는 오늘만큼은 그냥 아무생각도 아무런 느낌도 할줄 모르는 바보가 되고 싶네요... 
공감하는 글 잘 보고 갑니다. 건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