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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풍우 그치고


BY 뜰에비친햇살 2003-09-28

▶폭풍우 그치고

지금은
평온하고 고요합니다.
비바람 거세게 불며 폭풍우 지난뒤 나뭇잎 나풀거리며
마알간 하늘에 거짓말같은 바람이 핥고 지나간 것처럼

떨리는 목소리에 가늘게 베어나온 흐느낌
어떤 예감을 느끼며 달음에 찾아간 그녀의 모습은
미안하게도 너무 안스럽기만 했는데

며칠사이 야위어 횡하니 들어간 눈매
그녀옆엔 흐미하게 슬픈 그림자가 초최하니 자리하며
가녀린 어깨에 흔들림만 줄뿐

불혹을 지난 늦은 만남, 찰라 같은 짧은 사랑
여린 마음에 상처되어 찾아온 작은 파편들
그들에겐 평생에 찾아오질 않을 시련이라 믿었는데

멍한 모습, 무릅 깊이 파묻은 들꽃 닮은 얼굴속으로
수정같은 눈물이 구슬되어 내리니
가슴 한켠이 미어지게 허전할뿐 이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조그만 오해, 보잘것 없는 자존심
한치의 양보도 없는 지루한 줄달음의 끝
지칠만큼 시간이 흐른뒤 저편에서 들려온 들뜬 그녀의 음성

아~ 얼마나 마음을 조렸는데, 팽팽하게 당긴 줄이
얼마나 위험해 보였는데 뜻밖에도 그들은
회오리가 지난뒤 잠시나마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니

그녀에게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자리에 그데로 있어줘서, 그렇게 이웃한 곳에서
다시 웃어줘서 말로는 다 할수없이 고맙다고

말해줬습니다. 그녀보다 조금 더 긴 전쟁같이 살아가는
나의 일상을 이야기하며 앞으로 살아갈 동안
또 다른 모습과 더 많은 일들로 고비가 있을 거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더이상 나의 여린 마음을 놀래키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을 초록 별들에 실어 전했습니다
행복하게 오랫동안 해후하기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