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처음 엄마를 떨어졌다.
나이 25살에.
처음 몇 달은 저녁만 되면 울었다
특히 남편이 늦게 오는 날은 불도 켜지 않은 채.
그런 나를 남편은 이해하지 못했다.
뒤돌아보면 어쩜 그게 우울증 내지
향수병이 아니었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그렇게 친정 부모가 그리워 가슴에 사무쳐서
한 달에 한두 번은 친정에 가곤 했다
이런저런 핑계로.
지금 결혼생활이 만 8년째인가 그렇다.
아이 둘에 내 나름대로의 생활에
이리저리 할 일이 많아지고
신경 써야할 것도 많아지고
......
늘 내 맘 가득 차지하고 있을 듯한 부모님도
이제는 가끔 떠올리는 존재로 변해가고 있다.
아플 때나 힘들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존재이긴 하지만
너무 자주 너무 많이 그분들을 잊어버리고 산다
며칠 전 전화 통화에서는 몸이 불편하시다 했다.
한 15년 전 수술했던 부위가 안좋다고,
하지만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어떻게 걱정을 안하냐고 소리를 치긴 했지만
금방 일상 생활 속에 푹 젖어서는 또 잊어버린다.
며칠 지나고 나니 생각이 나서
잠깐 전화 한 통 드리는 것 외에
자동차로 대여섯 시간이 걸리는 친정에
달리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
다행히 곧 친정 아버지 생신이라 찾아뵙기는 하겠지만......
(매번 시아버지 생신이랑 겹쳐서 항상
친정아버지 생신은 강 건너 불 구경이었다.
이번에는 시누이가 시어머니 생신 챙기기로 하고
선물을 보내드리는 것으로 대신하자고 해서
친정에 한 번 가볼려고 한다.
시어른들 아시면 섭해 하실런지도 모르지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연애할 때 이야기만은 아닌가 보다.
20년 넘게 고이 길러주신 친정부모보다는
이제는 몇 년 같이 산 남편이 내 집이 더 편한 것을 보면.
이래서 자식 키워 놔 봤자 소용없다는 것일까?
훗날 내 자식들도 나랑 같은 모습이겠지?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