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허리가 안좋다.
앉았다가, 누웠다가 일어날려면 너무 아프다.
남들은 허리가 아프다니 젊은 나이에 무슨 허리가.....한다.
하기사 같이 사는 남편까지 왜 허리가 아픈지 이해를 못한다.
담 걸린 것 아니냐고 재차 묻는 남편 말과 달리
한의사는 과로와 스트레스가 주원인이라고 한다.
혼사저 침 맞으러 다니면서 별 게 다 서럽다.
새삼스럽게 친정엄마도 생각난다.
(꼭 내 몸 아플 땐 엄마 생각이 많이 나는 것은 왜일까?)
작년 봄에 너무 아파서 친정 엄마가 다니러 오셨었다.
항상 멀리 사는 관계로 결혼 몇 년 만에 드물게.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누워있으니
그때 치료 받는 내내 옆에 서서 걱정하시던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가족들의 각기 다른 반응에 여러 감정들이 교차된다.
딸이라 그런지 유난히 엄마 챙겨주는 혜진이.
일어날 때 조르르 달려와서 시키지도 않는 부축을 해 줄려고 하고
문화센터에서 선생님이 무언가를 시킬려고 하자
"우리 엄마 허리 아파요. 안돼요" 외치기도 하고...
아들 준현이는 막내여서 그런지 엄마 아픈 것과는 상관이 없다.
그냥 천방지축.
어려서 그렇다고 하지만 가끔은 화가 난다.
허리가 아파 움직이기도 힘든데 뒤에서 엉덩이 윗부분을 세게 친다든가
길을 갈 때 꼭 엄마 옷이나 손을 잡아당긴다든가
(녀석의 버릇이긴 하지만 이럴 때는 너무 귀찮다)
집안 어지러는 것은 혼자서 다 하고 다니고....
남편은 가끔 그래 그렇다.
가금 남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그나마 남은 정도 뚝뚝 떨어질 때가 많다.
아무리 경상도 사나이고 무뚝뚝함이 최고인 줄 아는 사람이라지만....
(아마 이 글을 읽으면 그럴 것이다. 남편 망신을 전국적으로 시키는구만....)
찜질팩이나 찜질기나 퇴근 길에 사오라니까
"그걸 지금 오늘 꼭 사야 돼?" 한다.
집에 있다가도 아프다고 하면 사다주련만
퇴근길에 잠깐 할인마트에 들러서 사다달라고 해도 그러니....
찜질기도 사오고 웬일로 안하던 설거지를 해주긴 했지만
이미 내 맘에는 작은 상처가 생겼음을 알기나 할까?
몸 아프다고 할 일을 안할 수도 없으니,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하루종일 누워있을 시간은 없다.
밤 되어 좀 쉴려고 하니 잠이 오질 않는다.
30분 자다가 깨고 한 시간 자다가 깨고.
아플 땐 자면서 쉬는 게 최고일 것 같은데....
이러니 병이 나겠지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