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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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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스로 차고 넘쳐야 한다(?)


BY 혜진맘 2003-10-12

난 항상 자신감이 없는 편이다.

언제 어디서나 나의 부족한 면만 보인다.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모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한 학기 동안 Storytelling 지도자 과정을 지난해 밟았었다.

그 이후 자연스레 수료생들이 모여서 함께 공부하는 모임에 참여를 하는데

어쩜 그렇게 나의 부족한 면만 보이는 것일까?

발음도 자신이 없고 영작도 자신이 없고....

이미 특별 활동 수업이다 방과후 특기적성 수업이다 ....

활동을 하는 선생님들 앞이라서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어제도 한 잡지사에서 인터뷰를 왔다.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는 글을 보고 연락을 해와서

일단은 수락을 하기는 했는데 왜 그리 신경이 쓰이는 것인지....

항상 지저분하고 정신없는,  누추한 우리 집안 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인터뷰를 할 만큼의 실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나의 몰골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보여준다는 것도 신경이 쓰여 며칠잠을 설쳤다.

 

이런 나를 두고 남편은 한 마디씩 툭툭 던진다.

"그렇게 고민할 거면 왜 인터뷰에 응한다고 했냐? 거절하면 그만이지"

"너가 그렇게 날고 뛸려고 하지 않아도

 너 스스로의 실력이 어느 정도 되면 남들이 다 알아주는데 왜 그러냐?"

"조용히 너 할 일이나 하고 살아라"

 

당장 듣기에는 섭한 말들이지만

어느 면에서는  모두 맞는 말들인지도 모른다.

조금 있는 것을 부풀려 말하는 실력(?)이 있든지

그게 아니면 내 스스로 차고 넘쳐서 드러내지 않으려 해도

저절로 드러나게 실력이 쌓여야 하는데

나는 어쩜 너무 설익은 감자를 먹으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실력은 과연 언제 차고 넘치게 될까?

욕심만 앞서가고 실력이나 노력은 뒤따르지를 않으니

난 참 어불성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