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지나침이 모자람만 못 하거늘
난 아무래도 좋은 엄마 콤플렉스가 있나 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면
무엇이든 꼭 해주어야만 할 것 같은 강박 관념이 들거든.
색종이 접기라도 가르쳐 주어야 할 것 같고
노래라도 하나 불러주어야 할 것 같고
책이라도 한 권 더 읽어주거나
최소한 한 페이지씩 같이 읽어주기라도 하거나
간식이라도 하나 더 만들어 주어야 할 것 같고.....
그러니 하루종일 시간이 없어서 허둥지둥 대다가
이 늦은 밤에 잠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이렇게 내 시간 마련하거나
아님 아이들 다 재워놓고서 새벽녘까지 잠 못들고 있지.
남편 말대로 내가 남편에게 이만한 정성을 들였더라면
아마 내조 잘 하는 마누라로 통했겠지
그럼 남편은 어쩜 지금보다 더 나은 자리에 있을지도 몰라.
아니면 최소한 마누라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남편 옆자리를 차지하고 있을지도...
우리 어머니가 우릴 이렇게 키우셨을까?
왜 아이들에게 목숨 걸듯 매달려 있을까?
때로는 이러는 내 자신이 싫을 때도 있다.
때로는 무언가를 해주고 있다는 착각에
스스로 혼자서 뿌듯해 하고 있을 때도 있다.
나 아무래도 병인가 봐
그것도 아주 심각한 중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