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출판사에서 청탁 들어온 원고 마감하랴
하루 종일 아이들 챙기랴
아르바이트 삼아 하는 수업 매일 한 시간씩 하랴
밤에는 내 시간 갖고 싶어 밤잠 설쳐
하루 서너 시간씩 자고 몇 달을 버티니
드디어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큰 병은 아닌데 몸살이 나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졌다.
혀에는 여기저기 몇 군데가 헐고 혓바늘이 돋고 난리가 난 것이다.
아무래도 몸이 좀 쉬라고 경고를 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어쩌랴.
벌써 두어 달 전부터 아는 지인과 그 지인의 가족들과
10월 첫째주 3일 동안의 황금 연휴를 같이 보내기로 한 것을.
한 시간 자고서 잠이 깨고 말았다.
덕분에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챙기고도
이것저것 몇 가지 글들을 쓸 수 있는 행운을 누리기는 했지만
새벽을 지나 세상이 환해지도록 잠이 오질 않으니....
그렇게 맞이한 아침
공주를 거쳐 부여로, 부여에서 다시 보령으로.
그날의 목적지인 오서산 산장에 도착하기까지
30분 정도 잠이 들었나 보다.
그래도 내 몸 속에 경고는 늦추어지지 않았다.
다물고 있는 입
그 속의 세 치 혀가 왜 이렇게 걸리적거리는지
작은 혀가 윗니 아랫니 사이에서 부딪치는 혀 하나가
왜 그렇게 거추장스러운지......
이렇게 작은 혀 하나 때문에 이렇게 고통스럽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