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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사막을 달리며......Heaven ♪~


BY 리니 2004-02-17





요즘은 없어졌는지 잘 보이지 않는 어느 자동차 CF가
얼마전에 한동안 내마음을 끌어당긴 적이 있었다.

무한질주하는 세련된 이미지의 자동차가 
간결한 카피와 함께 흐르는 노래가 문득 내 머릿속을 아득하게 한다.
그 사막에서 들려오던 노래...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심코 눈에 들어온 풍경이 그리움에 가슴 출렁이도록 저리게 할때도 있고
한 줄의 글이나 귓가를 스쳐가는 노래  한 자락이
지나가 버린 시간을 미치도록 생각나게 하는 적이 때때로 있다. 



오래 전
우리가족은 미국 서부쪽을 여행하고 있었다.
어느날 우리가 탄 자동차는 LA에서 아리조나주를 향해 한없이 달리고 있었다.
도시를 벗어나고 보니 끝을 알 수 없는 사막이 이어지고
때때로 멀리 지표면에
신기루와 같은 것이 가물거리는 걸 자주 볼 수도 있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동쪽으로 동쪽으로 끝없이 달리면서
아스팔트 위에는 몇 시간이 지나도록 사람이나 자동차는 물론이고
들쥐 한 마리조차 보이지 않는 적이 있었다.
사막 위에서 갑자기 정말 거대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그랜드 캐년이나 라스베가스 쪽을 가기위한 차들이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달리고 있는걸 가끔 볼 수는 있었지만...
그러나 그 상황이 지루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겨울이었는데도 지중해성의 훈훈한 기운의 바람이 느껴지는 사막에는
키작은 나무인지 풀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걸 볼 수 있었는데
마치 마른잔디가 한움쿰씩 날리는 것처럼 보였다.

가끔 사막  한 가운데 맥도날드가 우뚝 서있거나
허기진 여행객들이 바글거리는 식당이나
사람들이 바르게 줄지어선 잘 정돈된 화장실이 우리를 신기하게 했다.
끔찍하게도 고요한 사막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는데도
숱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느덧 사막은 장엄한 노을이 온누리를 물들이더니
곧이어 어둠이 내리고 있었고 칠흙보다 더 짙은 사막의 밤은 두려움을 갖게 했다.
아,어둠이 짙어지면 푸른빛을 낸다는 걸 난 거기서  보았다.
심한 일교차 때문에 찬기운이 온 몸에 엄습하는 중에
분명 완전히 검은 색이었는데 빛과 같은 푸른빛을 순간 느꼈다.  

한 치 앞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캄캄한 주변과 까만 하늘을 바라보면서
이 곳에서 혼자 있게된다면..이란 생각을 해보았다.
나도 모르게 치를 떨 정도로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다만
검푸른 하늘에 또렷하고 선명한 별 하나가 저높이 박혀서 빛나고 있을 뿐이었다.   

문득
이곳이 어디일까...
캘리포니아주의 어느 사막이 아닌
천국과도 같은 순간의 느낌에 온 몸에 짜릿한 전율이 흘렀다.
함께 여행 중이던 가족들이 너무나 소중해서 나도모르게 가슴에 눈물이 차오른다.
어둠의 길을 함께 가는 사람들, 어둠 속에서도 이끌어줄 사람들...
그들을 향한 사랑이 뜨겁게 넘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린 서로 자연스럽게 뜨겁게 안아주었다.

가끔 살아가면서
가슴이 허전하거나
존재의 허무함에 무릎꿇고 싶을때
그래서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을 때 사막에 서 보라.
그 사막에 던져버린 인간들의 슬픈욕심 증발시킨 후
자신의 소중함에 가슴이 벅차오르고
소홀했던 주변사람들의 감사함에 눈물 한 방울 흐를지도 모르니까...



그 해 겨울 열흘정도의 미국 서부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난 가끔 그 사막을 떠올리곤 한다.
그.리.고
그 어둠 속의 사막을 떠올리며 환청처럼 함께 들리는 노래가 있다.
딱히 무어라 이유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짙은 허스키 음색의 브라이언 아담스의 Heaven♪~ 이
검푸른 사막과 함께 배경음악으로 오버랩 된다.
그리고 내 살아가는 먼 여정을 되새기게 한다.

 

 

 

 


Heaven Bryan ad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