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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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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바다앞에 앉아


BY 꿈꾸는 바다 2004-05-27

      오월의 바다앞에 앉아.... 마음이 위로를 필요로 할때... 헤집고 다녀 너덜해진 마음을 도닥거려 쉬게 해주고 싶을때... 내가 가고 있는 곳은 바다이다. 지리적인 여건이 마음만 먹으면 뽀르르 갈 수 있기도 하지만 바다 앞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철이른 바다-- 햇살이 좋은 오월의 바다 앞에 앉아 바라보는 백사장의 모습은 풋풋한 사랑스러움이 넘친다. 연인의 무릎은 베고 누워 바다를 보고 있는 사람 사이좋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노부부 족구를 하는 아이들,파도와 놀고 있는 개구장이들 서로 팔장을 끼고 무엇이 저다지 즐거운지 재잘거리는 여학생의 얼굴을 이뻐죽겠다는 듯이 바라보는 남학생 한가로이 걷고 있는 젊은 연인들.. 윈더서핑을 즐기는 한 무리의 사람들.. 옛스러운 맛이 많이 사라진 바다... 불쑥불쑥 솟아오른 고층의 아파트들. 바다를 횡으로 가로지르는 광안대교 상하행선으로 느릿하게 지나가는 차들의 행렬은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명물이 되었지만, 먼데 보이는 해운대 동백섬의 봉우리를 잘라버렸다. 나 여기에 왜 왔던가? 무슨 말들을 버리려 왔던가? 눈을 감고 파도소리에 두 귀를 내어줘버리자. 오만가지의 생각을 파도소리에 다 주어 버리자. 파도의 리듬을 타고 마음을 털기 시작하면 가벼워진 나는 바다가 된것 같다. 헤어져 너덜해진 마음이 비릿한 바다 향을 만나면서 천천히 새 살이 차 오른다. 또 다시 새로워진 나를 맞이하며 바라보는 바다는 묵묵히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파도만 내 발 아래로 밀어줄뿐.... 벌써 방과후의 시간인가? 한무데기의 남학생들이 몰려와 윗도리를 훨훨 벗어 던지고 바다를 향해 고함을 치며 텀벙거린다 두놈이 친구 하나를 헹가래를 치며 바다 속으로 빠트리곤 무엇이 저다지 즐거운지 모두들 웃어젖힌다. 겨울내 숨겨둔 눈이 부시게 하얀 아이들의 저 속살위로 뜨거운 태양이 내려쬐면 구리빛나는 멋진 사나이들이 되겠지. 나의 발목을 잡는 바다에게 내 다시 너를 보러오마라는 약속의 말을 남기고... 일상의 생활속으로 돌아왔다. 새로워진 사람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