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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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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BY 꿈꾸는 바다 200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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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 봄꽃 떨어진 자리마다 푸르른 잎새의 계절 햇살이 따끈한 한 낮 빰 언저리가 따끔하니 가렵다 좁쌀 크기로 동그라니 부풀어 오르는 것이 모기에게 한방 물린것 같다 한방 쏘았으면 더 멀리 날아갈것이지 아직 피 주머니를 채우지 못한 탓일까 내 눈앞에서 알짱거리다가 기어이 손바닥 벼락을 맞는다 처얼썩~~ 손바닥과 손바닥 사이에 피주머니를 터트린 모기 한마리가 압사를 당한다 모기는 그렇다지 피빨기는 암컷의 난소 발육을 위해서만 필요하고 수컷은 피를 빨아 먹지 않는다지. 그 대상이 되는 동물은 포유류 외에도 새·양서류·파충류 등이 일반적이지만, 모기의 종(種)에 따라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있다지. 피를 빨아 먹는 시간대도 낮·일몰 전후·야간 등 종에 따라 다르다지. 그 양은 공복일 때의 체중(5㎎ 정도)과 같거나 또는 그 이상의 피를 한꺼번에 빨아들이는데 보통 여름철 기온에서는 3∼4일간에 전부를 소화하고, 그 사이에 난소를 발달시켜 300여 개나 되는 일군의 알을 낳는다지. 암컷은 성충이 된 후 수차례에 걸쳐 흡혈과 산란을 되풀이한다지. 피를 빨아 먹는 피부에다 구기(口器)를 찌르는 동시에 응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타액을 집어 넣는다지. 이 타액 주입이 사람들에게 가려움을 느끼게 한다지 내게서 가져간 피 한 대롱이 네 종족을 이어가게 한다면 내 참을걸 그랬나 모기를 파리를 혹, 거미줄을 걷어내는건 내 생활를 내 생명을 위협해서가 아니라 귀찮음 때문이리라 똥파리가 웽웽거리며 날아다니는 소리가 귀에 거슬리고 낮잠이라도 잘라치면 콧등으로 이마로 팔뚝위에서 비벼대는 스킨쉽이 귀찮아서 파리채를 들고 불을 끄고 꿈속의 문을 열려는 순간,어디서부터인가 들려오는 공습경보음 에엥엥~~~이 신경을 곧두서게하고 물리면 가려움에 밤잠을 설칠거란 생각이 다시 불을 켜고 모기를 소탕하게 한다. 이 세상 모든 것들과 어울려 살면서 귀찮아 성가셔라는 하찮은 이유로 "나"로부터 버림을 받고 죽임을 당한것들이 봄 햇살속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음이여 숲속을 거닐다 앞을 가로막는 다는 이유로 분절러버린 솔가지의 알싸한 내음이 이쁘다는 이유로 꽃대를 따버린 진달래꽃의 슬픈듯 아련한 꽃향기가 바쁘다는 이유로 모르는체 했던 사랑하는 이들의 서러운 이야기들이 내가 너를 필요치않음으로 따뜻한 눈길 주기를 거부했던 미안한 마음들이 귀 기울여 당신의 말을 들어달라던 애타는 눈빛을 외면하고 대화를 원하며 내밀었던 그대들의 손길을 털쳐버린 내가 봄 햇살 아래 서있고 언제나 내 마음안에서 함께 할것 같았던 친구가 금을 긋고 나가며 지가 먼저 걸었던 수많은 태클과 네게 쏟아부었던 월남고추보다 더 매운 말들은 잊어버렸는지 내가 마지막으로 던진 한마디말만을 가슴속에 넣어놓고는 나 처럼 봄 햇살속에 서서 나를 노려보고있다 어떡할까 말로서 말이 많아지고 쓰잘데기없는 군더더기가 자꾸 붙을테니 짐짓 귀찮은양 놓아두고 볼까 다가가 안아줄까 아니면 내쳐버릴까 서로의 마음에 뿌렸던 情들이 말의 홍수에 빠져 죽었음이야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있는 보편적인 시각에서 보면 모든 조건이 나보다 나은 친구인데 어디에 나보다 더 쓸쓸한 구석이 있어서 저러는걸까 "헤겔"이 말하길...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마음의 안쪽에만 달려있다라고 했는데 지금 내마음은 인간의 관계가 귀찮고 성가시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봄 바람이 이렇게 싱그럽게 불어오고 녹색의 물결이 파노라마처럼 다가와도 기쁜 마음의 나를 만날 수가 없다 이대로 이 봄날의 문을 걸어 잠그고 두문불출 해야하나? 그러나 나 다시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를 잡고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힘을 주어 마음의 문을 열어보리라 햇살을 불러들이고 바람이 산들산들 들어와 춤을 추며 나를 기쁘게 할 수 있게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힘을 내어보리라 오월의 싱그러움속으로 나의 등을 밀며 괜찮아 괜찮아 반드시 잘될꺼야라는 위로의 말을 던져본다 다시 살아나 꼼지락거려다오 나의 마음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