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594

너에게 보내는 가을 편지


BY 꿈꾸는 바다 2003-10-17

 
    가을엔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잊지않기위해 낮은 소리로 불러보며 편지를 쓰는 계절 소꼽동무의 이름을 부르며 함께한 시간의 무게만큼이나 진해져 버린 우정에 파묻혀 행복한 언어들이 편지지 가득 춤을 춘다. 고사리 같은 손을 포개어 잡고서 먼지 폴폴 날리던 신작로를 타박타박 걸으서 학교 가던길 함께 노래를 부르며 달음박질을 하며 기차가 오지않는 철길을 따라서 가기도 했었지 가갸거겨,철수야 놀자,바둑아 놀자,를 배우다 노는 시간이면 고무줄놀이에 땅따먹기를 하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던 그 시절 꺼꾸로 메달린 철봉에서 바라본 하늘은 가슴이 먹먹해 지도록 파아란 빛이었지 그런 시간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행복해져 무럭무럭 몸과 마음을 키워나갔었지 단발머리,세라복,주름치마를 입고 처음 신어본 학생용 스타킹이 어색해 자꾸 잡아서 땡기던 초롱한 눈매에 수줍던 웃음이 이뻐서 꿈들이 많았던 '소녀'라는 낱말을 좋아했던 너와난 누군가 책상서랍에 몰래 넣어 놓고간[남녀공학이었으므로] 밤새 끙끙대면 적어내려갔을 깨알 같은 글씨의 어줍잖은 러브레터를 함께 보며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었지 우리의 웃음소리에 팔랑거리며 플라타너스의 묵은 잎들이 떨어져 내렸었지 그땐 늘 붙어있어면서도 왜 그리 그리워했을까? 고운 단풍잎들을 붙혀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편지를 적었었지 '책을 보다가 이 귀절이 너무 마음에 들어 너에게 보낸다.. . . '숙제를 하다가 니 생각이 났다. 돌아오는 일요일엔 도서관에 가서 책이나 실컨 볼래... . . 그런 편지들의 달콤함에 빠져 세월은 훌쩍 훌쩍 지나갔었지 쑤욱 커버린 키 좀 더 삶을 바라보는 깊이를 가진 눈매는 새로운 세계를 동경하듯 반짝이고 단발머리에서 양갈래 머리를 쫑쫑 땋으며 우리는 잠시 작별을 했었지 서로의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며 다양해진 경험만큼이나 풍부했던 이야기들, 떨어져있음과 짮은 만남은 서로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되었지 그러고로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구나 묵은 세월들속에 꺼내어도 꺼내어도 다시 또 꺼내어볼것이 있는 함께 간직해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추억'들 서로의 마음을 다 열어보이지 않아도 잠시 빗장이 잠겨져 있어도 신뢰할 수 있는 믿음 때문에 날아서도 갈 수있는 둘만이 알 수 있는 주파수때문에 이가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너는 나를 안다고 편지의 맨 뒷장에 느낌표들을 찍어보낸다 너를 생각하는 나의 언어들은 상큼하고 달콤하고 부드러워서 아무리 먹어도 맛있다, 이 편지를 두손 곱게 받아볼 내 친구야 너도 나처럼 이 편지를 맛나게 먹어줄 수 있겠지 !!!! !!! !! ! 꿈꾸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