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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때우라 그래!!!
BY 꿈꾸는 바다 2003-09-27
몸으로 때우라 그래
어제밤의 이야기 입니다
가게 샷다문을 내리려는 순간에 오는 손님은
솔직히 별로입니다
더군다나 어제처럼 짝꿍이랑 데이트 가려고
벼룬 날은 더하지요
그래도 오신손님 반갑게 인사하니
매장안을 휘 한바퀴 돌더니만
다시 카운트 앞으로 원위치
'뭐 찾으세요? 하고 물으니
알딸딸하게 술기운이 오른 손님 왈,
'으... 오늘이 우리 마누라 생일인데 뭐가 좋겠소? 크..'
'에???'
솔직히 슈퍼에서 마누라가 필요로 하는건 많지만
마누라가 생일선물로 받고싶은 것은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집엔 적당한게 없으니
얼른 다른집에 가보시라며
내가 한마디 더 해줬죠
'아이구 아저씨 큰일 나셨네'
ㅎㅎㅎ
차에 시동을 걸고
그저 놀러간다면 기분이 좋아서 룰루랄라
아파트를 빠져 나오니
길가 제과점이랑 꽃집이 있는 근처에서
문제의 아저씨를 보았다
휘청 휘청 허느적 허느적
문 닫기전에 얼른
케익 하나사고 꽃다발이나 하나 사가시지
내가 이렇게 말하니
남편 왈~~
돈으로 때우지 그래
나 왈~~
여자들 그런거 별로 좋아하지 않아 성의가 있어야지 성의가
남편 왈~~
그럼 몸으로 때우라 그래
나 왈~~
오잉 그게 뭔 말이여
남편 왈
그 왜 있잖아
이쁜 포장끈 턱에서 부터 위로 머리꼭대기에
큼직하게 리본으로 묶고
'마누라,나 당신의 생일 선물,받으시오'하며
생일 축하노래나 불러주지 뭐
푸하하하~~
저요 운전하다가 핸들에 머리 쥐어 박을뻔 했습니다
눈앞에 40중반의 남편이 빨간 리본 머리위에 메달고
두손모아 노래 부르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니
와그리도 웃음이 쏟아지던지
나 만 웃으운건지
말한 사람도 머슥하니 웃음을 터트리고
차안에 잠시 웃음이 날라 다녔네요
여보~~내 생일날 그라믄 당신 **니다
기억해 주이소
그러나 저러나
마누라 생일날 밤 12시 넘어서 귀가하는
우리의 알딸딸한 아저씨
우찌 되었을까
궁금하네요
다른날은 몰라도
서로의 생일날은 꼬옥 성의있게
챙겨주며 살아갑시다요
크고 비싼거 받아서 좋나요
그저 마음이 담겨있고
사랑이 담겨 있으면
행복 그 자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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