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꾸 자꾸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살아가다보면 소문이란 놈을 만나게 될때도 있지요 처음의 밀알같았던 소문의 진상이 태산같이 부풀어 질때가 있고 전혀 사실 무근의 일이 엉뚱한 방향으로 튀는 헤프닝을 연출하기도 하지요 지금 나의 주변에 그런일이 퍼지고 있습니다 우리 상가에 **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중국집입니다 이집이 추석전부터 정해진 화요일에만 노는 것이 아니고 문을 닫는 일이 잦아지더니 드디어 추석 쉬고는 문을 열지 않는 겁니다 처음에는 추석 뒤끝이라 쉬는 갑다 이렇게 생각했지요 자꾸만 나오지 않길래 이번에는 식구중에 누가 아프나 이 생각을 했었지요 그때부터 제비가 박씨를 물어나르듯 한사람씩 소문을 물어다 주는겁니다 맨처음 소문은 그집 아저씨가 아프단다 그래서 주방장이 없으니 문을 못연단다였고 두번째 소문은 그집 아줌마가 많이 아프단다 그래서 아저씨 혼자 할 수가 없단다 그래서 우리가 그랬지요 역시 여자가 없으면 아무일도 안돼 남편들이여 있을때 잘해라고 그러던 것이 세번째 박씨에서는 그집 딸내미 중에서 하나가 가출을 해서 딸 찾으러 다닌다고 문을 못 연다였다 아 그 대목에서는 기가찼습니다 농사중에서도 자식농사가 최고라는데 자식이 가출을 하면 그거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그랬지요 돈도 좋고 일도 좋지만 자식이 올바르게 잘 자라주는 것이 최고지라고요 그런데 오늘 네번째 이야기는 그집 아저씨가 평소에 마누라를 자주 손을 봐가지고 아줌마가 아이들 하고 보따리 싸가지고 니는 니데로 나는 나데로 새인생 개척해보세하고 갔다는 것입니다 아니 그럴리가 없을낀데 평소에 그런 분위기는 한번도 풍기지 않았는데... 우째야 될까요 이 소문의 끝을 잠재우려면 우리 중국집 식구들 빨리 제자리 찾아서 '나 여기 있소'하고 빨리 돌아와야 하는데 소문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눈덩이 처럼 자꾸 커져 가는데 살다보면 생각없이 남의 얘기를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하지만 때로는 침묵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