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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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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바라보는 바다


BY 꿈꾸는 바다 2003-09-18

        ♡♡ 산에서 바라본 바다 ♡♡ 멀리 보이는 산은 안개에 갇혀 흐리흐릿한 형태만 보이고 안개라...이 안개의 이름을 뭐라고 해야할까? 수증기 안개.... 햇살이 비추었다가 숨어버리고 오늘 날씨가 무덥지근하게 얼마나 더울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등산복 차림은 아니지만,운동화끈을 단단히 조여매고 언덕배기 산길을 천천히 올라간다 여름내 뿜어내었던 초록의 향기는 태풍에 실려 날아갔나 바람맞은 잎사귀마다 가랑가랑 가랑잎 소리를 내며 돌돌 말려있고 부러진 가지들 끝에서는 생소나무 향기가 난다. 솔숲을 지나 양지바른 곳에서는 아기자기 작은 들꽃들이 피어있고 산을 올라가는 길가에 드문 드문 한기, 두기, 누구네 조상의 무덤인가 햇살을 받으며 평화로이 쉬고있다 죽으면 우리가 죽으면 한평 남짓의 땅이면 족한것을 살아가는 동안에는 더 큰집 더 넓은 아파트 더 많은 부를 향하여 먹고 자고 싸고 빌고 싸우고 울고 불고 웃고 난리인것을 그 어리석음이 생의 전부임을 알고 오늘도 살아가는 나는 어리석은 인간일 수 밖에 없는가? 이 공기좋고 바람이 좋은 곳을 걸어가며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오늘은 중간휴게소에서 조금 더 멀리 가보기로 했다. 산 옆 능선을 따라 한참을 가니 오른쪽 산아래 너무도 잔잔한... 아침햇살이 잘디 잘게 부서진 바다가... 바다가 발아래 펼져지는 것이었다. 아!! 산 위에서 바라보는 바다여!! 멀리 떨어져있어 눈으로만 느낄 수 있는 파도소리여!! 흰띠의 노래들이여!! 오늘 아침 나의 부지런함에 기쁨으로 다가온 바다여!! 굽이굽이 돌아가는 해안선을 따라 흰꽃의 무리들이 피었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파도가 부서지고, 마치 섬과 섬을 이어 놓은듯한 광안대교가 그 웅장한 모습을 안개속에 드러내어 놓고 있다. 산에서 만난 물소리 바람소리 온갖 산새들의 노래소리 나뭇잎들이 부딧히며 내는 하모니 이름모를 누군가가 맞은편 숲에서 불어주는 트럼펫의 유행가 가락이 온 산 나무사이를 돌아돌아 다니며 흥을 돋구고 소리로는 들을 수 없지만 눈으로는 들을 수 있는 나비들의 이쁜 날개짓 햇살좋은 곳에 걸쳐진 거미줄 위의 거미의 몸놀림 바라봄으로 해서 들려오는 파도소리 낚시꾼들의 힘차게 땡겨올리는 저 팽팽한 생선들의 몸놀림 산은 거기 가만히 있어도 많은 것들을 내게 주었다 오늘 아침 햇살을 땀뿍 받은 나는 점점 더 영글어져 갔다 토실 토실 밤처럼 영글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