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오후에 막둥이를 데리고 남편과 가평에 있는밤 농원으로 밤을 주으러 갔다
출발이 늦어서 인지 길에는 가을 여행 차량들이 줄 지어 있었다
한낮의 햇살은 아직 여물지 못한 과실과 알곡을 채워 주기위해 안간힘을 쓰듯 따갑게 내리쬐고 눈부신 햇살에 들녁의 벼가 노란빛을 더하고 있었다
가평으로 들어가니 밤나무가 이곳 저곳에 흐드러 지게 있었고
그 아래에선 밤을 줍는 손길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나도 바쁜 마음으로 빨리 밤을 주으러 가야 했다
논 둑을 지나서 자리잡은 농원에선 많은 사람들이 야유회를 즐기고 있었고
밤 나무 사이에선 바람이 지나가는 리듬을 타서 알밤이 후두둑 떨어지고
노칠세라 나는 밤이 떨어지는 곳으로 부지런히 가서 알밤을 주웠다
막둥이와 난 주은 밤을 까 먹으면서 놀면서 왔다 갔다 하느라 밤을 많이
줍지 못했으나 남편은 부지런히 밤을 주워서 가방에 어느정도 채워 놓았다
아이들과 밤을 주으러 나온 사람들중 몇몇이 나뭇가지를 막대로 두드리고
나무위에 올라가서 가지를 늘어 뜨리고 밤을 줍는것이 아니라 송두리째 따고 있는 모습이 아이들에게 전혀 보여주고 싶지 않은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올해만 밤을 따고 다음부턴 그만 둘 마음인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사과도 과수원에서 직접 사니 단 맛이 정말 꿀맛 이었구....
집으로 오는 길은 너무 막혀서 한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인데 세시간이 넘게
걸렸다.
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던 우리만의 지름길 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알아 버려서 밀리기까지 하다니...
막둥이가 너무 재미있어 하고 좋아한다
벌레 먹은 밤도 알고 벌레나 다람쥐등 야생짐승들의 먹이로도 남겨 놓아야 된다고 배운걸 엄마에게 말을 다한다
우리의 아이가 아름다운 자연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그속에서 느끼고 살아야 되는데 우리 어른들이 이 자연을 잘 지키고 물려주어야 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시간이 되면 큰 아이들 데리고 다시 한번 다녀왔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