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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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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문에서


BY 항아 2003-09-24

내내 날만 잡다가 드디어 오늘 일찍 끝난다고, 아무런 약속이

없노라는 아이의 말에 교문에서 만나기고 하고 나선 길

독감 예방 접종을 해야 하는데 일반 병원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집에서 멀지 않은 보건소에서 주사를 맞추기로 했다.

예정 시간보다 미리 도착해서 애들을 보고 있자니

나의 초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설탕과자인 "띠기" "뽑기"  할머니가 연탄 화덕을 옆에 두고

열심히 우리는 구경하고 있다가 잘 오려서 건네주면 또 하나를

덤으로 주기도 하고 "달고나"를 막대로 잘 저어서 먹기도 했던.

아이 학교 근처엔 문방구만 즐비할 뿐 군것질거리는 봉지에

담겨져 팔고 있었고 어차피 엄마들은 불량 식품이라는 이유로

자기들은 어린시절에 즐겨 했던 군것질거리를 애써 무시한다.

전기화로에 담겨 있는 뽑기를 발견하고 아이가 오기를

기다려 한번 해 보자고 했더니 아이가 깜짝 놀란다.

어떤 친구는 했다가 엄마한테 엄청 혼났다는데  괜찮냐고!

우리 어렸을 적에는 연탄에 놓고 했다고 열심히 설명하는데

연탄 조차도 모르는 아이에게 유독가스까지 어떻게 옮기지?

눈여겨 보니 모양과 종류만 달라졌지 거의 나의 초등시절의

불량식품들이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가업을 물려 받았나보다!

저금 하겠노라고 사 두었던 그리고 조금씩 모아 두었던 용돈이

미처 다 채우기도 전에 엄마 몰래 불량식품 사 먹느라고

찢어 버린 돼지 저금통이 생각나고 아무리 입가를 색소로

물들였어도 결코 배가 아팠던 기억은 없으니 지금보다는

조금 양심적으로 먹을거리를 만들었던가?

아님, 그마저도 소화시킬 만큼 넉넉치 못한 위장들을

채워 줬던가?

이래저래 감회가 새로운 초등학교 앞이었다.

보건소에서의 예방접종은 이미 지난 주에 마감되어

애써 기다린 보람없이 일반 병원에서 접종했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