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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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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을 내달려보기


BY Blue By Nature 2004-09-22

오늘은 처음으로 복잡한 찻길을 자동차와 함께 차도를 달려봤다.

조금 떨리기는 했지만 다행히 비가 와서인지 차가 많치가 않아서 별탈없이

다녀온거 같다.

 

비가오니 엉덩이만 들썩들썩이며 안절부절이다.

다른 때 같으면 지금 타고 두세바퀴는 돌텐데..날이 이러니 움직이지도 못하고

괜히 옆구리만 간지러워 죽겟다.

 

오늘은 자전거를 몇번을 탔나...

아침에 비오기 바로전에 동네 두 세바퀴 돌고..

아이들 다녀와서는 잠깐 또 동네돌구..

비가 왓으면 몇번을 탓을껀데..비가 살짝 오기만 하면 그냥 냅다 나가서 달렷다.

 

신랑이 일찍 들어와서 저녁들 다 차려주고..

급하게 투다다닥 설거지 해놓쿠선 밖에 나가보니

자전거 타긴 좀 많은 듯한 비가 온다..

 

어쩔가 고민하다가 루키 밥이 오늘 저녁만 먹으면 없어서..

동물 학대하면 안된다 싶어서..

비가와도 가야한다 생각하고..ㅎㅎ

주머니에 만원 달랑 넣쿠 또 자전거를 꺼내 달린다.

오랫만에..정말 오랫만에 미친척하고 비를 맞아 보았다.

그래도 거리에 우산 안쓰고 지나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였다.

차도로 자동차처럼 달려서 동물병원에 들려서..

괜히 의사한테 "저 자전거 타고 왔어요..비 안왔으면 루키도 태우고 올껀데..."

젊은 의사가 씨익 웃는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꽤 젖었으니..

 

신났다고 사서 바구니에 터억 올리고 또 겁없이 차도로 뛰어들었다.

열심히 밞아서 골목으로 쏘옥 들어가는데도 한번에 성공하고..

쭈욱 오면 될 것을...또 한바퀴 돌아버렸다.

 

자전거를 타고 쌩쌩 달려서 그런가..

비가 무지 많이 왔다.

안 맞을 비까지 내달리니 더 많이 맞는건가...

그래도 너무 좋았다.

오랫만에 비에 젖어보고..

광고에 한장면처럼 눈도 살짝살짝 감아보면서...

그렇게 뽐나게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 또 자전거 타고 왔어?"

"그래서 옷이 이렇게 젖은거야?"

예린이가 젖은 옷을 손으로 만지면서 기가막힌 표정을 하고 쳐다봤다.

"루키 밥이 없잖아..그래서 어떻게 해...사와야지.."

그리곤 잽싸게 화장실로 들어가버렸다.

 

자전거를 타면서..

잠시지만 너무너무 평화롭고 행복했다.

내가 누릴 수 있는 만큼의 자유를 ...

그래서 사람들이 취미가 드라이브인가..

내달리다 보면 잠깐은 모든 것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달린다...

달린다..

달린다는 표현..참 좋은 말인거 같다.

 

오늘 미친척하고 사료 핑계대고 비오는 날 자전거 탄 정신나간 아짐마가

되었지만..

그래도 난 오늘 행복했다.

 

"당신의 취미는 뭐요?"

"제 취미는 요즘 자전거타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