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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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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BY Blue By Nature 2004-09-15

오늘 참 추웠다 ..
비가 오는데..아이들 학원까지 빼먹어가면서 안과로 치과로 병원순례를 했다.
비바람에 아이들은 오돌오돌 떨고..
별르고 별러서 택시까지 타고 간 병원 빌딩에서 치과가 원장이 세미나 관계로 문을 닫았다는데 얼마나 화나 나던지..
준수녀석이 토요일에 치과를 갔더니 영구치가 다 썪었다고 하길래 기왕 할꺼면 좋은데서 하고싶어서 안과랑 같이 볼냥 머리 굴려서 간건데...새되버렸다..
그 동안 준수가 눈이 나쁠까 싶어서 많이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 아직은 안경을 쓸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언젠가는 쓰게 될 꺼라 생각은 든다.
예린이도 아직 6개월은 안됬지만 시력검사 다시 한번 받아보았다.
이리 보고 저리 보더니 눈이 많이 나빠졌다고 하는데..울고 싶어졌다..
초등 2학년치곤 넘 눈이 나쁘다니...
보통 6개월에 2단계씩 시력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예린이는 5개월에 여섯단계나 내려갔다고 선생님이 놀래셨다.
안경알을 다시 맞추고 나오면서 예린이에게 있는대로 겁을 줬다.
그렇게 나빠지다가는 어쩌면 영원히 못볼 수도 있을 꺼라구...
너무 무식하게 겁을 준건지 모르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티비랑 컴퓨터 모니터랑 책좀 가까이 안봤으면 좋으련만..
티비와 컴퓨터는 하루에 보는 시간이 그리 많치 않는데..
문제는 책이다..
일기 한 줄 쓰다가도 책을 보고 있는 녀석인데..책을 보지 말라 하기도 그렇고..머리가 깨질꺼같다..
성인이 되면 라식수술을 해주면 되는데..
이제 커가는 놈이라 수술은 안되고..
드림렌즈라고 밤에 자면서 착용하는 것이 있다는데..
가격이 상당히 쌨다.
그 렌즈를 착용하면 눈은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다 하니..
그런데 아이들이 무지 힘들어 하는지 안과에 가면 늘 보는게 조그만 아이들과 렌즈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
생각 잘 해서 하루 빨리 대책마련을 해야지 하면서 다시 택시를 타고 치과에 들려서 예린이 송곳니 빼고..
준수녀석 다시 한번 치아 검사를 해보니..
이 놈 역시 돈이 만만치 않게 든다..
예린이도 어금니 영구치가 다 나와서 코팅을 해야 하고
준수는 코팅의 한계를 벗어나서 금니를 이 사이에 박아야 한다니.....
로또 당첨 됬다고 좋아했더니..
돈 냄새를 어찌 맡아서는 이렇게 돈 들어갈 일이 줄줄 생긴다.
신랑이 안쓴다고 통장에 짱박아 두자 하더니..
한턱 낸다고 뭉텅 가져가고 이젠 치과에다가 던져야 하고..
더 퍼서 예린이 렌즈까지 사야 할 판이다..
느닷없이 이삼백을 써야 할 상황이 되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아이 눈이 나빠져서 무너져 내려..
아이 이가 다 썪어 무너져 내려..
저녁에 밥을 하면서 한숨만 푹푹 나왔다.

신랑 치아가 부실해서 자기 이는 하나도 없고
순전히 가짜 이뿐이다.
그나마 난 아직까지 썪은 이 없이 잘 버티고 있지만..
가끔 몸이 안좋으면 이가 들뜬듯한 느낌때문에 덜컥 겁이 나는데..
이 건강한 것도 유전이라 지네 아빠처럼 될까 걱정되 신경을 썻는데..
내 능력 밖인가 보다..

저녁을 해놓고 쇼파에 앉아 있는데 예린이가 한숨을 쉬면서..하는
말..........."엄마 우리 이러다 거지되면 어떻게 해"....
한숨쉬며 걱정이다 그랬더니 애 늙은이처럼 쓸데없는 소리를 해댔다..
아이들 앞에서 찬물도 못마신다고 하더니...

어제 티비를 보며 참 고단하게 살아가는 어린아이들이 너무 많다는거에 가슴아프고 속이 상했다.
서울역 지하도의 노숙자들 속에 부모와 같이 이 쌀쌀한 날에 한데서 참을 사는 어린아이들이 있었다.
따뜻한 밥조차도 제대로 못먹고 서울역을 자기 집 마당삼아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 나라의 현실을 새삼 느꼈다.
아이들에겐 투표권이 없기에 정치하는 사람들의 관심 밖이다 보니..아이들에 관한 어떠한 법도 너무 허술하고..아니 관련법 조차 제대로 된 것이 없다고 봐야겠지...
도대체.. 이 나라의 세금은 어디로 새 나가는 걸까..
그리고 왜 우리 나라는 석유가 안나올까...
왜 우리 나라는 이리 좁은 땅덩이일까...
왜 우리 나라는 제대로 된 사람이 없을까...
우리 보다 더 좁은 땅덩이에서도....석유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에서도 우리보다 더 정말 인간답게 사는 나라들도 있는데...
우린 왜 이렇게 어렵게 사는 사람이 많은 것일까...

이 세상 돈 다 가지고 싶다던 어린아이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다..
아이였지만 그 말을 하는 목소리는 단호했고 가슴에 맺힌게 많은 듯 반항적이였다...

왜 이렇게 사는게 힘드냐 궁시렁 궁시렁 그래도..
아이들이 원하는거 내가 사고싶은거 큰 맘 먹지 않고는 못사지만
그래도 날짜되면 월급 꼬박꼬박 은행으로 들어오게 해주는  든든한 신랑이 있고..
바람 막아줄 집있고..
배 고프면 밥 해먹을 수 있고..

정말 내가 상상 할 수도 없는 일들이...겪어 보지 못한 일들을
겪고 어렵게 어렵게 하루하루를 살아 가는 사람들이 많다..
하루빨리 사회보장제도가 확립이 되서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지고 배고파서 허덕이는 일들은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