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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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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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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그 이후..


BY Blue By Nature 2004-09-13

아이들 소풍이라 오늘은 잔 기억밖에 없다.
요즘 감기는 걸렸다 하면 열흘이라니..
사나흘 더 고생을 해야 낫겟지..
신랑에게 요거저기 쑤신다고 때려 달라고 했더니 지난 주 산에 올라갔다온 후도 자신도 쑤신다고 해서 말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잃어나 앉았다.

로또가 당첨된 걸 알고는 당첨금을 찾기 전까지..
신랑과 나는 신경전이 대단했던거 같다.
궁리 끝에 월요일 아침에 은행문 열면 내가 가지고 가서 당첨금 받아볼까 하고 숨겨놧더니 일요일 저녁 복권을 찾는다..다시 한번 맞춰보겟다나..
그래서 책꼿이에 옥편속에다가 잘 숨겨놓은걸 꺼내 줫더니 웃긴다고 한다..
잘때가 되서 복권 어딧냐고 햇더니 왜 찾냐고 한다.
딱히 말할게 없었다.
어디에 둿냐고만 물으니 냅두란다..
자기에게 이 기쁨을 누리게 냅두란다.
그래서 어떻게 해...
그냥 실컷 누리라고 냅둬버렷다.

진짜 너무 쑤셔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누워 있어도 오분을 못넘기고..왔다 갔다..
여기가서 누워보고 저기가서 누워보고..
정말 누군가에게 실컷 맞았으면 좋겟다.

어릴 때 엄마가 아프면 엄마에게 물수건도 해주고
밥도 차리고 아빠가 국 끓여주고..
알아서 엄마노릇 했었던거 같은데..
이 놈의 자식들은 ...
더 말을 안듣는다.
오늘 예린이에게 자기 방을 치우라고 몇번을 이야기했지만..
말을 안들어서 불러 세워놓구 몇마디 해줬다.
"예린아 엄마 아픈거 알면 에린이가 제일 큰애이니까 알아서 좀 해주면 얼마나 좋겟니..그런데 오늘은 더 엄마 말을 안듣네.."
엄마는 어릴때 할머니 아프면 엄마가 알아서 다 햇는데 넌 왜그러니..........이렇게 말하고 싶은 걸 꾸욱 눌러 참았다.
우리 엄마는 당신이 아프셔도 아이들에게 이거 해줘라 저거 해줘라 했었던 법이 없어서 내 아이에게 그렇게 말하는게 좀 미안하긴 했다.
엄마는 뼈가 바스러져도 우리들에게 다 해줬던 거 같다.
그런데 난 덜되먹은 엄마여서 인지 아이들에게 바란다.

엄마도 이번 감기를 심하게 앓고 이제야 몸을 추스리고 있다고 한다.
왜 감기에 걸렸냐하면..
자식들에게 오랫만에 봄떡...쑥개떡을 만들어 주려고 들녘에 나가서 바람 팅팅 무지 불던 날 쑥을 캤더란다.
아빠가 엄마가 말을 안듣는다고 전화기로 얼마나 일러 바치시던지.......
아빠 말 안들어서 그렇게 된거라구...쌤통이다고...

예전에 우리 아빠는..엄마가 아프면..
손수 걸레 빨아 방도 훔치시고 커다란 손으로 쌀도 씻어서 밥도 하시고 수건에 물 묻혀서 이마에도 올려주고 다리도 주물러 주고 했었는데..
우리 신랑은 어디가 아프냐 좀 괜찮냐 소리가 없다..
그냥 퇴근해서 쇼파에 널부러져 식은땀 흘리고 자는 나를 봐도
흘낏 한번 쳐다보고는 티비만 보고 있다..
늘 아프면 혼자 끙끙거리다 만다.
그 무뚝뚝한 우리 아빠도 엄마가 아프면 순한 양이 됬는데..
후훗..
지금은 순한 양도 못되서 엄마 꽁무늬만 잡고 다니는 병아리같이 변해서 엄마 아프면 난리가 나버리는 그런 여린 아빠가 됫지만..

암튼 디게 아프니까..
혼자 아프고 있다는 생각에..죽을 병도 아니라 서럽고 그런건 아닌데...엄마가 아플 때 생각도 나구 아빠가 아픈 엄마를 대신해서
우리에게 밥이며 도시락 싸줘던 기억들이 생각난다.

그 무섭던 호랑이 아빠도 엄마 아프면 그렇게 해줫는데..
우리 저 곤지암 김씨는 도대체 속에 몰 담고 있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아프기만 해봐라...내가 눈길이라도 주나...
남자들은 정말 멍청해..
도대체 자기를 임금처럼 떠받들 기회를 늘 놓치고 살까....
멍청해..멍청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