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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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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날개


BY 박꽃 2003-09-14

매미라는 놈이 정말 사람을 한순간에 비웃고 지나간것 같습니다.
그 어마어마한 위력.
TV를 보면서 느껴지는 모습은 가히 상상 초월이었습니다.
그 커다란 골조의 크레인들이 종이짝마냥 휘어져 땅바닥에 누워있고
뽑힌 가로수, 산사태.....
정말 인간은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인것 같습니다.

그 위력을 보면서도
난 내앞에 벌어진 일이 아니기에
그 가까운곳에 사는 친구들 걱정은 하면서도
당장 낼 내가 하기로 맘 먹은 일들이 차질있을까 걱정되었습니다.

올봄 다행히 지붕을 고쳐서 비는 새지 않지만
방안 여기저기가 작년 비의 흔적으로 얼룩이져서 도배도 다시하고
그 동안 이불집 창고에 넣어두었던 밥 장사(2개월)의 잔재들을 다 끌어내 정리하려고....

아침에 눈을 뜨니 하루종일 부슬 부슬 뿌리던 비는 그쳤는데
하늘이 영 미심쩍더군요.
그래도 남편이 이 아내의 맘을  확실히 꿰뚫었는지
오늘은 일찌감치 서둘러 주었습니다.
며칠 이집 저집 다니느라 피곤하다해서 걱정했는데 정말 고마웠습니다.
장정 아들넘들과 집안 살림도 함께 치워가며 도배를 끝내고
드디어 창고에 짐을 다 꺼냈습니다.
내 맘까지 아주 시원했습니다.
집 정리는 아직 다 끝나지 않아 살림이 여기저기 엉망인채로 나와있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후련합니다.

한때는 좋은게 좋다며 물 흐르듯 살려했는데 마지막은 확실히 하고 싶습니다.
그 짐들이 나오듯 내 맘은 이제 그 자리를 떠났고
난 또 다른 새 일을 찾을겁니다.
아직은 이 세상에 날 필요로 하는 또 다른 이들이 있을테니까요.
몸은 피곤하지만 내 맘은 새털처럼 가볍습니다.
내 맘속에 희망의 날개가 있는 까닭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