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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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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것들...


BY 철걸 2003-09-17

오늘밤에는

맘먹고 어제 정보지 에서 찜해 두었던곳

사전 답사를 나가봐야 되겠다.

구인란에 나이 40세 이하라고 적혀 있었지만

식당 설걷이 하는데 그놈의 나이가 무슨 대수인가..

하긴 요즘엔 식당 이란곳도 이력서 제출을 원하니

두눈박이가 외눈 나라에 가면 외눈이 정상이고

두눈박이가 비 정상 이라하니 그식당법에(?) 따를수밖에..

식당 이라고는 이젠 지긋지긋하고 신물이 나는데도

배운게 도둑질 이라고 할수 없이 식당 구인란 쪽으로만 자꾸

눈길이 간다.

사실 조금더 솔직해 지자면 백화점 이나 마트 일자리 보단

월급이 훨 많아서 이기도 하다.

결혼초에는 "가사원" 이란곳에 등록해서 남의집 파출부로

청소도 해봤고 여러군데 식당에 하루 날품을 팔기도 했었다.

물론 백화점 가방 매장에서 알바도 해보았고

신문 지국을 하면서 신문 배달도 해보았고....

어제,오늘 세상을 향해 다시 걸어나가기전 볼멘 소리로

다시 한번 외쳐본다.

그래! 나는 할수 있어!! 분명 다시 일어 날거야..

아무렴.. 내가 누군데 ..할수 있고 말고....

어제 오후엔 내가 6년동안 계를 했던 계주 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디에 가게가 하나 있는데 내 음식 솜씨 썩히기 아까우니

한번 해보라는 것이다.

고마운 말씀 이지만 정중히 거절 했다.

이런 제의는 여러차례 남편 친구분 들도 제3자를 통해

전해 왔지만 다 거절을 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무슨 자존심 내세워 가며 그럴 입장도 못되지만

왠지 아직까진 남의돈이 겁나고 그나마 한푼이라도 쥔것이 있어야

집기라도 준비하고 간판 이라도 올릴것 아닌가!

남편 친구분 들이 우리 에게 상처를 줄까봐 제3자를 통해

우리 에게 다른 가게 얻으면 전세금은 친구분들이

알아서 마련해 줄테니  다시 한번 시작해 보라고 조심스레 그분들

뜻을 전해 왔지만 아직까진 다시 뭔가를 시작할 엄두도 안나고

친구분들이 이자 없는 돈을 빌려 주시겠다고 하지만

우리도 그냥 그돈을 쓸수 없음이라....

다들 자기 살기도 바쁜 삭막한  요즘 세상에 그래도 그전에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살았던 우리를 기억 하고 도와

주시겠다 하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지만 남의돈을

이자없이 그냥 쓸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 당연히 그에대한

보답을 해야함이 밥을 먹고 사는 인간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친구분이나 주위분들도 우리가 현재 처한 사항을

자세히들 모르고 계신다.

그래도 한자리에서 꾸준히 한6년 장사를 했으니

이정도 까지는 아니겠지 하고 생각 하시는것 같다.

속이 곪아 터진것도 모르고.........

이 와중에 딸내미는 제통장에 저금해둔 돈으로

휴대폰을 칼라폰으로 바꿔 달랜다.

제 통장에 제가 초등하교 6년동안 저금한 금액이 아직까지

고스란히 동그라미 몇개가 찍혀 있는줄 아나보다.

저번에 모카드사에 컴이랑 여러가지 전자제품을 빼앗기고

근 열흘 가까이 컴 없이 생활 하는 아이들이 안스러워

제통장과 아들녀석 통장에서 적지 않은 돈을 인출해서

지금 이컴을 마련 했는데 아이들은 아빠가 벌어오신돈으로

마련 한줄 알고 있다.(현재 남편은 일이없다)

통장 관리는 내가 하고 있지만 급식비 몇만원만 달랑 들어 있는

통장을 아이들에게 보여 줄수 없어

몇십년후에 꺼내볼수 있는 캡슐통에 지네들 통장을

넣어 두었다 했더니 그러려니 한다.

딸내미는 현재 중 2학년인데 특목고를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다.

날 닮아서 꽤나 활동적이고 반에서는 줄곧 2년동안

실장을 맡고 있고 학교 댄스 동아리 대표 이기도 하다.

저번 1학기 기말 고사때는 "우"두개에 나머지 과목을

전부 "수"를 받아와서 나를 또 눈물 나게 했던 아이다.

요번 2학기 기말 고사때 올"수"를 목표로 공부 하겠다던 

딸내미가 이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 잃지 않고 밝게 자라주는게

한편으론 대견 스럽고 고맙기도 하다.

그래서 요번에 올"수"를 받아오면 휴대폰을 컬러폰으로 바꿔주기로

어젯밤 약속을 하였는데 딸내미 에게 공부에 대한 부담을

너무 주는게 아닌가 싶어서 여간 미안 스럽다.

현재 우리 입장이 학원을 보낼주제도 못되는데 딸내미 학교가

교통이 불편한 관계로(산위에 있다)등,하교시 학원 차가

자기 학원생들을 태워다 주니깐 할수 없이 보내고 있다.

벌써 아들넘 하고 두명이니 학원비가 만만치 않는데

그것도 이달들어 6개월분이 밀렸다.

(아이들은 제달에 꼬박 꼬박 납부하고 있는줄 안다.)

특목고반은 다른반 보다 학원비가 두배는 비싸다.

처음 가게문 닫을때 학원 다니지 말고 집에서 공부 해라 했더니

딸내미 울고불고 난리가 났었다.

울면서 하는말이 "엄마! 옛날에는 가난한집 사람들이 공부를

잘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부잣집 아이들이 훨씬

공부를 잘한단 말이예요.."하면서 우는것 이었다.

그 말투에 저는 하고 싶은데 우리집은 왜 가난 하냐고

항변 하는것 같아 한참 동안 속상했었다.

다행히 학원 원장님이 넘 좋으신분이고 남편의 어릴적

동네 친구분이라 밖에서 잠시 만나 대충 우리 사정 이야기를 하였더니

깜짝 놀라시며 아이들이 하도 밝아서 전혀 눈치 채지 못하셨고

남편과 일주일에 서너차례 만나서 약주도 하고 아이들 커가는

이야기도 나누는데 한번도 남편이 우리집 사정 이야기를

내비치지 않아서 전혀 모르고 계셨다 한다.

원장님 말씀이 울딸내미는 그간 공부 한게 아까우니깐  

끝까지  한번 공부 시켜보자 하셔서 나중에

내가 돈벌면 한꺼번에 학원비 전액 다드리기로 약속하고

그냥 낯두껍고 속없는 아짐처럼 학원에 보내고 있다.

학원 원장님의 학원비는 말도 꺼내지 말고 아이들만

무조건 보내달라고 하시던 말씀에 그만 너무도 고마워서

그분 앞에서 눈물을 쏟고 말았었다.

많이 가진게 없다보니 스승의날 같은 경우에도 감사의 표현을

해야 하는데 시장 떡집에서 인절미와 송편 몇되를 해서

선생님들 나눠 드시라고 올려 보내고 그 뿐 이었다.

공부 하는 딸내미 헌테 뭔가 더 해줄게 없나 연구 하다가

장사 할때 지난 10개월간 하루 2,000원씩 꼬박꼬박

금계를 해서 순금팔찌 한냥을 탔는데 그걸 팔아서

엠씨스퀘어를 구입해 주었다.

딸내미 너무도 감사해 하고.........

잘 생긴 우리 아들넘은 또 축구를 잘한다.

오죽 하면 담임 선생님 전화와서 내 아들넘 만 같으면

공부 가르킬 맛이 난댄다.( 이번에 초임으로 오신 남선생님)

자기반 학생중에 울 아들넘이 최고로 좋다 하신다.

저번에도 여러번 울 아들넘 선생님께 피자랑,햄버거랑,시내

나가서 얻어 먹고 들어왔다.수영장도 함께 가고..

기냥 아들넘이 요즘 얘들 같지 않고 착해서 예쁘시단다.

변변한 인사 한번 못 드렸는데 참으로 고마운 말씀이다.

울 아들넘은 언제나 점잖고 말수가 적다.이녀석도 요번에

초등학교를 졸업 하는데 졸업 선물로 휴대폰을 가졋음 하고

은근히 제 속마음을 내비친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착한게 제 가지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바로 사달라고 떼쓰는게 아니고 그냥 있었음 한단 식으로

제 의견을 전해온다.

가진게 없으니 아이들이 이렇게 착한건지...

그 착함에 나는 또 속이 상하고 눈물이 난다.

딸내미 컬러폰,아들넘 졸업 기념 휴대폰을 장만 하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개미 처럼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해야 되겠지..

말만 앞세우지 말고 자!! 지금 부터서라도훌훌 자리 박차고 일어나 보자.

이세상에 그어떤 가진자가 부럽겠나!

이렇게 착한 아이들과 또 거기에 그자리에

내가 있지 않은가!!

또한 우리를 기억해 주는 고마운 분들이 계시고.....

 

 

우리를 도와줄려고 애쓰시는 모든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2003년 어느 가을날   고맙단 말씀 차마 못드리고 마음뿐인  철걸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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