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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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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상 바람같이 구름같이 말없이 살라하네.


BY 철걸 2003-09-15

갑자기 어제 사다놓은 추석 제수 장거리를 손질하다가

짭짤한 눈물 한방울이 입으로 흘러 들어온다.

괜시리 누가 날보고 뭐라 혼내는이도 없고 그렇다고

남편이나 아이들이 속썩이는 일도 없는데 주책이다.

팔양경을 틀어놓고 나무 관세음 보살을 속으로 되뇌이다 보니

전에 내가 힘들때 자주 찾아 뵙던 조그만 암자

노스님의 말씀이 들리는듯 하다.

남편은 살아있는 부처요. 자식은 다 내전생의 업이니

어찌 함부로 할수 있겠으며 내평생 남편과 자식에게

내정성을 다해서 보필을 한단들 어찌 내전생의 업이

소멸 될것 이며 인간은 누구나 가진자나 못 가진자나

그 그릇 만큼 이한세상을 구름같이 바람같이 소리없이

살다가라 했으니 보살 네 운명을 감히 누구탓을

할것 이냐던 양귀가 영락없이 부처님 귀를

닮으셨던 그 노스님의 말씀에 법당에 고개 숙인체

얼마를 울었었는지.....

지금은 현생활을 비관하며 절에도 발걸음을 옮기지

않은지가 벌써 해를 넘기고 있다.

부지런히 업장소멸을 위해서라도 부처님도 찾아뵙고

기도도 열심히 해야 할텐데 중심없는 나의 나약함에

다시 한번 회의를 느낀다.

추석 전날.. 갑자기 오늘도 조그만 암자를 지키고 계실

노스님도 뵙고 싶고 아무도 없는 법당에 엎드려

 경내가 떠나갈 정도로 소리내어 엉엉 울고 싶다.

살아오면서 내스스로 에게 지은죄가 너무 많아서 일까?

아님 아직 인격 수양이 덜됨일까?

자꾸만 남의 큰그릇과 비교해지는 내자신이 초라하고 너무 밉다.

그릇은 작은데 자꾸만 넘칠려고 한다던

노스님의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 뱅뱅 맴도는데

미물 보다도 하찮은 나는 미물 보다도 좀더

나은 인간 이길 바라는것 같다.

물소리,바람소리,새소리,나뭇잎 소리에도

생명이 있다고 여기시고 벗삼아 사신다던 노스님처럼

마음의 눈으로 있는 그대로를 바라볼수 있는

그런 큰그릇의 준비된 한인간이 과연 될수 있을까...

 

                                -추석 전날 음식 준비 하다가..-

 

< 2003-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