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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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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간이 따로 없네..


BY 철걸 2003-09-15

참말로 이리도 조용할수 있을까?

앞,뒷집 명절 밑이라고 성님,아우님 하면서 양손에 선물 꾸러미

촘촘히 챙겨 들고 들락 거리기 바쁜디 우리집은 말그대로

절간이 따로 없다.

몇달전 명절때만 해도 가스,쇠돼지고기,참기름집,야채 부식집,

냉면 사장님, 심지어 내가 배달 다니던 가게 주인들 까정

선물 꾸러미 바리바리 들고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더니.....

하도 샴푸,참기름,비누 등이 많이 들어와 주방,홀 아짐들 헌테

인심 팍팍 쓰던 그시절이 그래도 좋았다.

남편도 외동이고 나역시 친정에 아무도 않계시는 무남독녀다

보니 찾아올 방문객도 없고 찾아갈 어르신댁도 없다.

기껏해야 조상님 제사 모시는 사촌 형님댁에 다녀오는게

고작인데 몇년전에 사촌 손아래 동서를 보았고 올봄에 며늘을

맞이 했으니 굳이 나가 발걸음을 하지 않아도 되는터라

다른집 며늘에 비해 그저 시간이 풍요롭다고 해야하나..

나도 울 시부모님 제사를 지내야 하기 때문에

음식 장만도 해야 하는데 늘상 제사,명절때 혼자 해왔음에도

올해는 유난히 외로운것 같다.

나이 들어감인가!

시아버님이 살아 계실때는 시집간 딸네들도 (아이들 고모)

 종종 들여다 보더니 돌아 가시고 나니 그것도 힘드는지

그냥 전화로 서로 안부만 묻고 만다.

종가집 며늘들 나보고 팔자 좋은 소리 하고 앙겄다고

할른지 모르겠는데 그것도 내팔자 인것을....

남편은 사무실 식구들 월급줘야 하는데 대목밑에

어음을 받아와 머리에 쥐가날 정도로 신경 쓰고

앉아 있는데 더 이상 버릴것도 가진것도 없는 나는

그냥 마음만은 여유 있다.

너무 이율배반적인 생각인가?

어음 할인 하믄 총금액 에서 10%를 이자로 떼야 한다는데

도대체 이놈의 나라는 없는사람 더죽이는 꼴이다.

벼룩간을 빼먹지.. 한여름 내내 뙤약빛에서 쉬지않고

종업원 보다 열심히 일했던 남편의 새카만 얼굴을보니

참으로 안스러워 눈물이 다날지경이다.

올해는 너무도 힘든 추석이고  조용한 명절이다.

< 2003-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