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딸애의 침대를 감히 만들어 보았다. 마침 방학이라 놀러온 작은집 조카와 함께... 좌.우로움직이지 않게 철사로 동여멘 다음 매트리스 대신 창고에 있던 양귀가 다 떨어져 나간 스치로폼을 Box 위에 얹었다. 그리고는 큰 널빤지를 깔고 그 위에 헌 담요와 전기장판을, 다시그 위에 큰 카펫트를 반 접어서 깐 다음 마지막으로 얇은 요를 깔아 주었다. 그리고 딸애가 누우면 푹 감싸줄 장미가 화려하게 피어있는 빨간 밍크 담요를 덮어 마무리해 주었다.
식탁의 둥그스런 원이 반달 모양으로 위로 올라와 시중에 나와 있는 침대보다 훨씬 근사한 침대가 되었다. 짖어대는 누렁이 강아지 인형을 놔주고, 우리 부부가 쓰던 커다란 쿠션도 함께 놔주었더니 한결 아늑해 보였다. 동네 문방구에 가서 반짝거리는 포장지를 사와서 딸애가 입기 싫어하는 옷을 하나 골라 포장지에 싼 다음, 포장지 양쪽 귀퉁이를 색테이프로 사탕 처럼 예쁘게 묶어 주었더니 네 살짜리 딸애가 "웬 선물?"(요즘 유행어) 하는 눈빛으로 끌어안고 뒹굴고 얼마나 좋아 하던지.(후훗) 그런 딸애를 보면서 난 얼마든지 훌륭한 엄마가 될 수 있음을 자부해 본다. 그리고 속으로 되뇌여 본다. 아끼지 않을거라고 ...
*** MEMO*** 지금은 중2학년인 딸아이가 네살때 쓴 이야기 입니다. 시내 J백화점 사보에 가작으로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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