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630

물기없는 나무혼


BY 바람꼭지 2004-09-27

멧새 숨죽여 흐느낄 때
새의 부리에 걸린 나무의 실밥이 후드득 튿어진다.

숲은
온통 실로 연결되어 있다.

갈참나무잎과 하늘이
개미하고 소나무 옹두리가
이끼하고 바위가
다 한주름에 엮여있다.

아득한 흰구름얼굴, 선한 주름살도
눈먼 어미새 바늘의 깃털에
사선으로 꿰어진다.


촘촘하고 정밀한 숲의 세포핵에서
삐져 나오는 나노보다 가늘은 생명줄이
뒤죽박죽 흐르는 실의 파도에
흔들리지 않고 납작 엎드린다.

이유도 모르고 벌목되어 버려진
물기 없는 나무 혼
바위의 탯줄 휘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