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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살


BY 바람꼭지 2004-03-19

감자의 살
감자가 몇 알 땅 속에서 썪어 가고 있었다.

새 한 마리 감자 숨어 있는 자리 콕콕 쪼다 날아 간다.


농부가 캐지 않은 감자는
허물어지고 검은 물이 되어 흙이 되어 간다.

흙이 된 감자의 살은 다시
내년 봄 감자싹을 만나
감자의 살이 될 것이다.



우리가 잃었던
우리의 살은 어디서 빗물을 만나
다시 우리의 살이 되어 나타날 것인가?


쉬지 못하는 톱니바퀴의 마음은 또 어디서 진저리를 치며
감자의 살을 부수려 덤빌 것인가?


다 허물어져버린 감자밭에
조금은 비틀어진채 남아있는어슬픈 꿈의 송곳니,
감자의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