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480

은행나무를 아세요?


BY 바람꼭지 2003-08-18

지난 가을 예술회관앞에서 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은행나무가 길가에 의연히 서 있었다.
어느새 온통 온 몸을 노란 색으로 휘감고 잇었다.

노란 색,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 두근하도록 평소에 좋아하는 색을 보면서 . 하나의 빛깔을 넘어 생명의 경이로움까지 느끼게 하는 ...

언젠가는 노란 색이 너무 좋아 이 세상의 노란색으로 이루어진 모든 사물들의이름을 적어 보기도 했다.

예를 들면,유자차, 민들레, 개나리.병아리 , 콩나물,계란 노른자,송화가루,콩고물, 노랑나비,달맞이 꽃,
탱자, 귤, 호박꽃, 별, 노랑장미, 그리고 , 은행잎.....

은행잎이야말로 노란색의 자연중에서 최고의 품위를 지닌 우아함의 극치가 아닐 까...

은행잎에서 생각이 멈추더니 더 이상의 노란색 으로 이루어 진 것들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필이면 노란 색일 까...
다른 나무들은 빨강이나 주홍으로 가을 을 물들이는 데 어찌 너만 노란 색일 까?

그 때 나의 생각 을흩으리며 촤르르 은행잎들이 떨어지고 난 버스 몇 대를 놓친채 거리의 미아가 되어 서 있었다.
은행잎처럼 어느 순간 나도 이 세상을 훌쩍 뜨게 될 때 난 애들에게 유언이라도 남길 수 있을 까?

문득 아이들의 까만 눈동자가 은행잎위에 데굴데굴 구르며 날 숨막히게
했다.
만일 이 순간 나의 숨이 멈춘다면 온갖 뼈 속의 기운까지 몰아내어 아이들에게 간절한 내 맘을 전하리라.
아름답고 착하게 더불어 사는 삶을 야 살기 바래....
가족들과 다정하게 이웃들과 하나되고 등등등..
너무나 추상적인 생각끝에 양치질 잘하고 방 깨끗이하고 속옷 자주 갈아 입고 밥 굶지 말고등의 자질구레한 일상 생활도 떠올랐다.


은행나무....
사랑하지 않고 못 배길 노란 색의 결정체여!


이유가 없다. 널 사랑함에는 이유가 없다. 단지 네가 노란 색이라는 그하나 말고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

.... 맞지요?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