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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시인
BY 박경숙(박아지) 2004-02-05
꼬리 시인 수준있는 글을 쓰지 못해도
읽어주는 분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해도
누군가의 가슴에서 탄생된 글에
대답해 주는 것을 긍지로 생각하는 꼬리 시인
글쓴이에게 기쁨을, 격려를, 충고를 주는 즐거움으로 쓴다.
답글을 사랑한다.
꼬리글을 사랑한다.
문학에 끼지는 못하더라도 꼬리글에 대한 자부심은
시인들의 시에 못지않다.
시인들이 만족스럽지 못한 자신의 글도 소중하듯이
꼬리 시인은 자신이 달고 다닌 꼬리들이 소중하다.
비록 제목하나 달지 못한
읽어줄지 말지 모르는 하찮은 존재지만
꼬리 시인은 자신의 꼬리글을 사랑한다.
그러나 뒤돌아서기도 전에
꼬리 시인은 슬프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워지는 꼬리글들을 볼때
흔적 조차 없어져 버리는 꼬리를 볼 때
꼬리 시인은 슬프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꼬리 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죽어가는 꼬리들이
슬프다.
박경숙(박아지)
날짜:2004/02/05 10:18 |
자주 가던 곳의 글들이 사라져버린 슬픔을 삼키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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