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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눈(雪)'을 들으며
BY 박경숙(박아지) 200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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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눈(雪)'을 들으며
아직 모른다.
이 노래 속에 담긴 깊은 뜻을
아니 이 곡 속에 뜻이 있다는 것 조차
아직 모른다.
20년전 쯤
이 노래를 창작가곡으로 처음 접했다.
한창 공부하던 여고생시절
'눈'이라는 제목과
여대생의 고운 소리
부드러운 멜로디로 다가왔던 노래.
그 후 10년이 지난 어느 때쯤
가곡 교실에서 이 노래를 배웠다.
난 아직 어렸고
학창시절에 좋아하던 노래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한편에서 눈물 닦으며 부르던 분이 계셨다.
70대 후반의
경상도 사투리가 이쁘던 교양있는 할머니
모자를 쓰고 큰 숄을 두르고
늘 잔잔히 자리하던 그 할머니는
눈물을 찍고 계셨다.
눈 감고 다시 들어보고
다시 불러보아도
아직 내게는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의미
할머니만큼 나이가 먹고 나면
그제서는 알게 될까.
가곡 '눈'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 할머니를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아직 모르는 의미들을
느껴보려 애를 써본다.
깊은 느낌이라는 건
노력으로 되는 건 아닌가보다.
경륜을 뛰어 넘으려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기로 한다.
지금 밖에는 눈이 오고 있다.
그 할머니도 어디선가
이 곡을 부르고 계시지는 않을까....
눈 오는 겨울날
박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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