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이 살았습니다. 딸이 아주 어렸을 적에 엄마는 어린 딸에게 어려운 말을 많이 가르쳐주기로 마음 먹었어요. 그래서 딸에게
"아빠와 아들은 부자(父子)라고 하는거야, 아빠와 딸은 부녀(父女)라고 하는거야."
라고 말해주었답니다.
"부자? 부녀! 부자! 부녀?"
딸은 조그만 입술로 부자,부녀를 오물거렸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예쁘고 기특해서 엄마는 또 더 많이 가르쳐주고 싶어졌어요.
"엄마와 아들은 모자(母子)라고 하는거야. 그리고 엄마와 딸은 모녀(母女)라고 하는거야."
"모자? 모녀? 모자? 모녀?" 어린 딸은 머리에 쓰는 모자와 헷갈리기 시작했지만 열심히 따라했답니다.
엄마는 딸에게 물었어요. "우리 처럼, 엄마와 딸은 모녀야. 우리 어떤 사이지?"
그러자 어린 딸은
"모녀 사이"
라고 똑똑하게 말했어요.
엄마는 기분이 굉장히 좋았답니다. 엄마는 금방 알아듣는 딸을 보며 기쁨으로 함박웃음을 지었어요.
그런 가르침이 있은 며칠 후.....
엄마와 딸은 손을 잡고 나들이를 갔답니다. 모녀는 길을 건너기 위해 빨간불이 켜진 횡단보도에 서 있었답니다. 그런데, 저 건너편에도 엄마와 딸로 보이는 두 사람이 서있는 거예요.
똑똑한 딸은 며칠 전 엄마가 가르쳐주신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딸은 엄마의 함박웃음을 생각하며 큰 소리로 말했답니다.
"엄마, 우리 마녀지이!?"
이잉? 호호호호.... 엄마는 너무 재미있었답니다.
그래서 엄마는 "그래 우리는 마녀 모녀야." 라고 대답해주었답니다.
글/ 박경숙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