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이향숙 적막함 속에 멍한 느낌만 손에 닿고 천정에 달린 기하학적인 모빌의 원형에서 흑과 백의 형체는 알 수 없이 엉키고 가운데 점 부분은 한 없이 빠져드는 블랙홀이다. 헤집고 나올 수 없는 두통으로 기억이 거꾸로 쏟아진다. 서랍 위의 약 상자에서 무언가를 꺼내 입에 털어넣지만 목에 넘어가는 것은 약 뿐만이 아니라 울컥 치밀어 오르는 분노도 다시 목을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