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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


BY 이향숙 2004-01-07

두통/이향숙


적막함 속에 멍한 느낌만 손에 닿고
천정에 달린 기하학적인 모빌의 원형에서
흑과 백의 형체는 알 수 없이 엉키고
가운데 점 부분은 한 없이 빠져드는 블랙홀이다.
헤집고 나올 수 없는 두통으로
기억이 거꾸로 쏟아진다.
서랍 위의 약 상자에서 무언가를 꺼내
입에 털어넣지만
목에 넘어가는 것은 약 뿐만이 아니라
울컥 치밀어 오르는 분노도 다시 목을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