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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는 NO!


BY 이향숙 2003-09-21

아침에 일찍 일어나 Dawn의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큰애가 작년에 미국에 가서 먹었다는 메뉴 그대로.

감자를 쪄서 으깨고 계란을 삶아 잘게 부수고

햄과 맛살 사과를 넣고 고소한 마요네즈와 설탕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식빵까지 준비해 두었다.

과일과 야채 샐러드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유까지 완벽하게 준비해 두었다.

 

어제 늦게 자더니 피곤해서인지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식탁에 둘러앉아 아침 식사를 하는데Dawn의 인상이 심상치 않았다.

토스트기에 식빵을 구워 빵 사이 샐러드를 얹어서 주니

식빵을 아주 조금만 먹는 것이었다.

그리고 야채 샐러드도 별로였는지 눈길도 안주었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자긴 샐러드를 잘 안 먹는다고 한다.

난 당황해서 그럼 시리얼에 우유타서 주면 먹겠냐고 했더니

그제서야 얼굴색이 환해진다.

Dawn의 입맛이 까다롭게 느껴져 벌써 난 부담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주일 동안 어떻게 한담?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바다 구경을 하고 싶다고 해서(미국 인디애나주에서 바다 구경은 매우 힘들다 함)

포항 호미곶에 갔다. 마침 바람이 많이 불어 파도도 거세고 Dawn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준 것 같아 나도 기분이 좋았다.(처음으로 바다를 보았다고 함)

기념 사진도 찍고 등대박물관에 가서 구경도 하고

큰애는 열심히 따라 다니면서 설명을 해 주곤 했다.

점심때가 되어 우린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와 치킨과 콜라를 시켜서 먹고

대형 마트에 가서 쇼핑도 하곤 했다.

 

피곤하다고 해서 집으로 돌아 오는길에 갑자기 Dawn이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아침을 많이 못 먹은 탓에 점심을 과하게 먹더니 체했나 보다.

미안하다면서 막 우는 Dawn을 달래고 차 안을 대충 청소하고

큰애 윗옷을 입히고 집으로 와서 샤워를 하라고 했다.

 

샤워를 하고 난 Dawn은 그제서야 마음이 진정 되었는지 얼굴이 편안해 보였다.

난 괜찮냐고 물었더니 "ok"라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엄마한테 전화를 하고 싶다고 하길래 하라고 했더니

10분을 붙잡고 통화를 한다.

남편은 매일 이렇게 10분씩 국제전화 하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을 한다.

난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일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처음이자 마지막일수도 있는

일인데 마음을 넓게 가지라 했더니 남편이 피식 웃는다.

 

집에서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누가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 나섰다.(무엇보다도 그 친구가 저녁을 사 주겠다고 해서 따라 나섰음^^)

시내에 있는 한 샤브샤브 식당으로 들어 가서 우린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올때까지 같이 간 그 친구가 Dawn 한테 이것 저것 물어 본다.(그 분 영문과 출신 피식^^)

풀코스로 주문을 했더니

쇠고기에 국수에 버섯회에 파전과 감자전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음식이 나올 줄이야.

(실은 샤브샤브는 처음이었음^^)

 

Dawn이  쇠고기를 좋아하는 줄 그때 알았다. 다른 것에는 손을 대지 않더니

쇠고기는 참 많이 먹는 것 같았다.

진작 말할 것이지 쇠고기 좋아 한다고.

 

그 친구 덕분에 저녁을 맛있게 먹고 우린 헤어졌다.

집에 오니 벌써 밤9시가 다되어 간다. 애들 보고 씻고  내일 학교 가야하니

일찍 자라고 했다.

 

오늘은 Dawn이 울지 않아야 할텐데.

다행히 잠든지 한시간이 지난 지금 이 시간 까지 고이 자고 있다.

휴~(^^).

 

오늘은 무사히 넘어가네.

좋은 꿈꾸라고 인사를 하고 곰돌이 인형을 안고 자는 Dawn이의 숨소리가

편안하게 들려온다.

 

2003.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