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큰애가 초등학교 5학년일때 미국 인디애나주의 한 초등학교에 초대되어 방문한 적이 있었다. 16일 동안 있다가 왔었는데 숙식을 했던 Dawn의 식구들이 너무 친절하게 해 줬다고 한다.
올 4월에 한국을 방문 하기로 약속을 하고 아쉬운 이별을 하며
인디애나주 공항에서 Dawn의 엄마께선 눈물까지 글썽이었다고 한다.
올 4월 Dawn이 방문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라크 전쟁과 사스때문에 연기했었다.
그 어려운 만남이 오늘에 이루어졌다.
며칠전부터 환영피켓을 만들고 난 식단을 짜느라 야단이었다.
김해 국제공항에서 밤 8시30분에 도착한 Dawn이 먼저 우리 큰애를 알아보고 나왔다.
입고 온 옷이 작년에 우리 큰애랑 하고 입었던 옷이라고 했다.
환영하고 만나서 반갑다고 몇 마디 인사를 나누고
차에 올라탔다.
짧은 영어이지만 내 나름대로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어서
자꾸 말을 걸었다.
피곤하지 않냐는둥,배고프지 않냐는 둥. 비행기는 몇시간 타고 왔느냐는둥.
등등....
Dawn은 대충 알아듣고 대답을 하고 어려운 문장은
큰애한테 대신 물어보게 했다.
포항으로 오면서 부산,경주를 소개하고
드디어 우리집 아파트 앞에 오니
큰애가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라고 소개를 하고
집에 들어서자
이방 저방 소개 하면서 용도를 설명해준다.
Dawn의 짐은 큰 기내 가방 하나,작은 베낭 하나 짐이 꽤 무거웠다.
큰애랑 함께 방을 Dawn이 사용하겠끔 옷장을 반이나 비웠고
서랍장도 하나 비워주었다.
미국에서는 짐을 쌀때 옷을 돌돌 말아 하나 하나 비밀에 넣는다.
우리 큰애도 작년에 한국으로 돌아 와서 짐을 푸니 Dawn의 엄마가
짐을 쌌는데 옷들이 다 돌돌 말아 비닐에 넣어져 있었다.
짐을 정리하고 미국 인디애나주 집으로 전화를 하니 받지 않았다.
지금 그 곳에는 아침9시(시차가 10시간 차이남)쯤 지났을때여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할수 없이 내일 전화하기로 했다.
양치컵도 따로 이름을 적어 두었다.
그리고 시차때문인지 피곤해 보여서 큰애랑 함께 자라고 하니
금방 잠이 드는 것 같았다.
한 10분쯤 지나니 큰애 방에서 우는 소리가 들렀다.
방문을 열어보니 Dawn이 울고 있었다.
왜그러냐고 물어 보니 엄마가 보고 싶어서 그런다고 했다.
다시 내가 Dawn의 집으로 전화를 거니 "Hello!"하는 목소리가 들러왔다.
Dawn의 엄마였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Dawn을 바꿔주고 울먹이며 이야기 하는 그 애의 목소리가
많이 떨리고 있었다.
한 10분을 통화 하더니 진정된 얼굴로 방에 들어 간다.
울지마라면서 괜찮냐고 물으면서 어깨를 안아줬다.
다시 "good night"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나도 잘자라고 인사하고 안방으로 들어와 하루를 정리한다.
Dawn은 열한살이고 여자아이이다.
학년은 5학년이고 어린 나이에 멀리 이국에 오니
엄마 아빠 얼굴이 보고 싶어서 울었다.
(미국에서는 태어나면 0살이고 생일이 지나면 한살이고 우리나라는
태어나자 마자 한살이고 생일 지나면 두살이 된다.)
작고 예쁘장한 Dawn과의 첫 만남은 그렇게 지났다.
2003.9.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