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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향기
BY 이향숙 200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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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향기
이향숙
아침 안개가 숲에서 속살을 드러내고, 이슬 머금은 며느리배꼽은 등이 따갑다고 옆의 구절초 한테 긁어 달라고 한다.
지천으로 널린 가을에 그다지 향기는 진하지 않지만 높은 하늘이, 하늘을 맴도는 잠자리가 가을을 말해준다.
소나무에서 떨어지는 솔방울이 떼굴떼굴 굴려가고 줄지어 가던 개미들 웬 천둥소린가 놀래 개미취 아래 엎드린다.
어-름 의 달콤한 향기에 얼른 손이 뻗어지고 벌어진 하얀 속살에 입을 갖다 대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속살 안에 까만이가 톡톡.
삽작 밖에 있는 감나무에 가을 노을 만큼 물이 든 감들이 개구쟁이 들의 작대기에 견디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져 터진다.
그렇게 그렇게 9월의 향기는 가을 어귀에서 톡톡 터져 더 진한 가을을 준비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