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541

할머니의 요강단지


BY 이향숙 2003-08-06


할머니의 요강단지

새벽까지 추위에 떤 가로등이
가늘게 드리워진
나무의 긴 그림자를 보고 반긴다.
칼바람이 마루밑의 허술한 틈새로
똘똘이집을 습격하고,
할머니의 익숙한 솜씨로
문풍지를 발랐지만
겨울 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부르르 몸 떠는 문풍지.
어제 저녁 마루에 갔다 놓은
할머니의 요강 단지.

"숙아! 요강 갖다 비우고 온나."

할머니의 요강단지에는
긴 겨울밤이 얼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