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덜 깬 푸석한 모습이다. 충분한 휴식이 주던 여유도 가지지 못한채 새벽 한가운데로 나선 나는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공기마저 틀리다. 한낮의 치열했던 태양과의 사투는 달빛도 사라진 공간에선 먼먼 추억속의 일이다.
어지럽게 얽혀있던 생각의 타래를 조금 풀어내고자 눈을 비비고 깊은 숨을 들여마셔보지만 아직은 바람이 쓸어가주지 않는다.
25시간을 살아보리라, 남먼저 시간의 문을 열었건만, 잠자리에 든 순간의 나는 또다시 새벽이라는 수도승의 죽도에 몸을 맡겨야할만큼 해이해져있다.
떠나가는 미명의 공간에서 오늘도 난 나뭇잎을 위로하는 바람소리만을 들었다.
온몸에 박혀진 아름답지 못한 이 우스꽝스런 조각들은 언제쯤이나 쓸어가 주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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