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꽃
새벽안개 자욱한 아파트 보도위
경쾌한 발걸음 붙잡는 감꽃
행여 무심한 발길에
작은몸 상했을까 살펴보니
마-악 산고를 치룬 몸의
휑한 구멍
짓밟힌 아픔에 일그러진 몸이어도
둥지를 향한 환한 웃음
여인의 운명,
제자식의 노을빛 영광을 위해
기꺼이 죽어가는,
목걸이가 되어주던
처연한 그 모습
내게 있어 어머니란 존재는
늘 한과 눈물의 대상이다.
그 희생에 보답할 길 없고
그 한스러운 삶에 부응하지 못하는
못나디 못난 내모습에
머리칼을 쥐어뜯고 싶어진다.
내가 아마도 '어머니'라는
주제로 글을 쓴다면
최고의 글이 되게끔 하리라.
그것이 내 갈증의 실체다.
이 땅의 여인들은,
반만년의 역사를 지켜 오는동안
수 많은 혁명과 고통과 평화를 남자들과 함께 해왔다.
때마다 늘 더 희생적이었고 처절했으며
또한 내세워지지 않았다.
이제 여인들의 이 숭고한 희생과 겸손에 대해
인식해야 할 때다.
꽃은 열매를 맺기위해, 열매를 맺으면서
떨어진다.
그 평범한 진리속에서
나는 늘 이땅의 여인과 또한 어머니를 떠올린다.
흔적없이 잊혀져가지 않게 되새김질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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