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밥
-백무산-
피가 도는 밥을 먹으리라
펄펄 살아 튀는 밥을 먹으리라
먹은 대로 깨끗이 목숨 위해 쓰이고
먹은 대로 깨끗이 힘이 되는 밥
쓰일 대로 쓰인 힘은 다시 밥이 되리라
살아 있는 노동의 밥이
목숨보다 앞선 밥은 먹지 않으리
펄펄 살아오지 않는 밥도 먹지 않으리
생명이 없는 밥은 개나 주어라
밥을 분명히 보지 못하면
목숨도 분명히 보지 못한다
살아 있는 밥을 먹으리라
목숨이 분명하면 밥도 분명하리라
밥이 분명하면 목숨도 분명하리라
피가 도는 밥을 먹으리라
살아 있는 노동의 밥을
경기도 화성군 독정리에 위치한
(차창밖으로 얼핏본 이정표가 일제강점기 제암리사건이 있던 마을을 조금 지나서더군요)
가구공장에서 하루에 12시간씩 일하고 닷새동안 30만원을 벌었습니다.
소위 3D업종으로 분류되는 힘든일이 였습니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하나도 보이질 않고
외국인 근로자들과 제또래의 아주머니들이
노동의 현장에서 거친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눈발처럼 날리는 먼지와 기계돌아가는소리 그리고 시너냄새.....
영하의 혹한속에 거의 한데나 다름없는 곳에서
같은일을 반복한다는게 지루하고 지겨웠지만
가진게 힘밖에 없는 나는
갈고 닦은 인내심을 발휘하여
눈썹이 휘날리도록 열심히 했답니다.
직업에 귀하고 천한것이 있는게 아니라
다만 힘든일과 쉬운일 두가지로 분류되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노동은 힘들지만
그 열매는 다네요...
오전엔 미장원가서 파마를하고
오후에는 시장이나 백화점에 아동복을 사러 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