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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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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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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하나 더~


BY 마가렛 2021-02-09

이번 설날에는 시댁모임도 친정모임도 공식적으로는 없다.
차례는 지내야 하니 허례허식에서 물러나 간소하게
준비하는 중이다.
민첩한 막내동서는 벌써 주말에 전화를 해서는 이번에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본다.
정부의 시책에 따라 이번 설모임은 설날지나서 보는게
낫겠다고 일러주니 반기는 눈치다.
나도 맏며느리다 보니 명절이 되면 종종걸음에 손도 별로 빠르지 않기에 더욱이
이런 시기에 안 모이니 솔직히 마음이 편하다.
아버님은 섭섭한 표정이시지만 괜시리 정부에서 하지 말라고 하는걸
굳이해서 부스럼 만들 일은 없다.

그래도 기분은 내고 싶어서 신권을 바꾸기로 했다.
서둘러 은행에 가니 사람은 많았지만 신권 전담자가 있어서 빨리 해결이 되었다.
설날 지나고 조카들이 오면 세배돈으로 좀 줘야겠다.
요즘이야 인터넷 발달로 손가락 몇 번만 움직이면 상대방계좌로
돈이 들어 가지만 그래도 얼굴보고 주는 맛과 비교가 안되지.
일찍 수시에 합격한 조카에게도
고등학교 입학생이 되는 양쪽집 조카들 에게도
고등학생 중학생 조카에게도
돈만 많으면 많이 풀고 싶은 심정이다.

설날 아침에는,
복돈을 준비해서 아버님께도 좀 드리고,
남편과 아들에게는 조금만 전달 해야겠다.
여느해와 다르게 우리집 식구만 모이다 보면 좀 썰렁하니
새배드린 다음 복돈 좀 나누면서 덕담을 주고 받으러고 한다.

둘째동서가 전화를 했다.
평소에는전화통화를 잘 안 하는 동서지만  행사 때나 명절 때는
오든 못오든 전화를 한다.
형님 혼자 애써서 어떡하냐며 차례비 조금 넣어드린다는데
내가 웃으면서 0하나 더붙여 넣으라고 농담삼아 말했더니
깔깔거리며 보너스로 더 드리겠단다.

그러고보니 동서도 여유가  많아져서 보기 좋다.
아둥바둥하면서 시댁에 오기 싫어하고  와도 마지못해 있다가 훌쩍 가더니
세월 속에 우리는 서로에게  익숙하고 익어가나 보다
서로가 동서라는 관계로 어우려 지낸 시간이 20년이 지났으니
서로에게 다 좋을 순 없어도 이왕이면 조금씩 배려하는 마음이 보여 이뻐진다.
다행이다. 이전보다 좋은 모습이 보여진다는 것은 삶에대해 조금더 익숙해졌고 상대에 대해
가까워졌다는 느낌으로 와 닿는다.
설날이 지나가고 좀더 나은 단계가 되면 삼동서가 모여
깨볶는 소리좀 내고 싶다.

아들이 샐러리를 안 먹기에 샐러리 부침을 해서 식탁에 올려 놓으니
잘 먹는다. 샐러리 맛을 아는지 모르는지 잘먹으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