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매일 거르지 않고 먹게된것이 우유이다.
갱년기의 나이가 되면 이런저런 영양제나 칼슘제재들을 먹게 되는데
아무거나 가리지않고 잘 먹는 식성 때문에
특별히 영양제나 보조건강식품을 먹지 않고 잘 견뎌왔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는 아무래도 저열량의 음식위주로 먹다보니
혹여 영양의 불균형으로 득보다 실이 많을까 염려되어
물대신 우유를 꼬빡 챙겨 먹게 되었다.
보통은 천밀리짜리를 일주일에 3개 먹게 되는데
이틀에 한번 사오기도 번거롭게 생각 드는차에
구랍 31일에 집앞에서 홍보물을주고 우유를 먹으라는 아저씨를 만나게 되었다.
홍보물로는 생선굽는 양면후라이팬과 냄비종류 그리고 밥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작은것보단 큰것이 좋을것 같아 옻냄새가 폴폴나는 밥상을 선택했다.
모대학 축산과에서 만드는 우유인데
일년동안 먹지 않고 해약을 하면 20,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하면서
접수증과 1월 5일부터 일주일에 천밀리짜리 3개를 넣어주기로 했다.
아까 6시경에 "안에 누구 안계세요?"하는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
낮에는 확인하는게 싫어서 사람이 없는것처럼 조용히 숨죽이며 있는데
늦은시간이라 현관문을 열고 확인하니
모자달린 오리털잠바를 입은 40대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서있다.
누구냐고 묻기도전에 자기가 우유배달하는 아줌마라하면서
어제도 왔었는데 아무도 없어서 그냥 갔다고...
우유넣을 장소를 아르켜달라고한다.
언제 배달을 하느냐고 물으니 밤12시 넘어 배달을 한다고 했다.
여름엔 새벽에 돌리는데 요즘엔 어둡고 추워서 차라리 밤에 돌리는게 나을것 같다
고...
"엄동설한에 추위와 사람에대한 공포와 싸우려면 만만치 않을텐데...
산다는건 그렇게도 만만한게 하나도 없는가보다" 생각이 잠시 들면서
짧은 대화를 마치며 뒤돌아서는 젊은 아낙을 보니 마음이 저며왔다.
편하게 앉아서 받아 먹는 우유한개에도
보이지 않은 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노고가 얼룩진것임을 떠올리며
우유한방울도 허투루 버리지 말고 감사하게 잘먹고 건강 챙겨서
좋은일과 좋은생각을 많이하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새로운 신년 다짐을 해본다.
사랑 - 강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