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장에서 좌판에서 호박잎과 속음열무를 각각 천원어치씩 샀다.
호박잎은 쪄서 쌈싸먹고
연한 열무는 데쳐서 된장을 넣고 무치니 실하게 두접시가 됐다.
전골용 넓다란 스텐냄비에다 무쳐 한끼는 넉넉히 먹고
나머지는 좀 있다 냉장고에 넣어 두어야지 하면서 미루다가
친구에게 전화와 한시간 남짓 통화하고
컴퓨터 들여다 보고 피곤해서 깜박하고 그냥 잤다.
자다가 새벽에 문득 생각이 나 냉장고에 넣으려고
주섬주섬 일어나 주방으로 가 뚜껑을 열어보니 약간 시큼한 냄새가 풍긴다.
아침에 먹을수 있을까해서 냉장고에 넣고 아침 식사때 확인해보니
아깝다고 먹다간 약값이 더 들 형국이다.
비가 와 기압이 낮은 날 음식물은 더 잘 상한다.
그까짓 천원어치 흔한 야채가 귀한것이 아니라
반찬으로 거듭나기 위해 데치고 무치고 하는 일련과정의 정성이 아까운 것이다.
내 가족이 먹어서 피가되고 살이 될 음식...
족히 한접시가 실한 열무솎음무침을 버리면서
앞으론 밥알 한톨이라도 허투로 버리지 말아야 겠단 각오가 다져진 아침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