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이 없을라치면 일년이 넘도록 전화 한번도 없이 지내는 친구가 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 하면서 피차 무관심해도 마음은 한결 같다. 일년을 지나고 만나도 어제 본 듯이 편하고 즐겁다. 하긴 30년을 알도 지낸 사인데 눈빛만 보고 숨소리만 들어도 심기를 알 수 있다. 작년가을 2년만에 만나 남한산성도 함께가고 영화관람하고는 또 몇달을 전화 한통없 이 지냈다. 가끔 궁금해도 친구의 생활에 리듬을 깨는게 아닌가하고 전화도 삼가면 서 또 요즘은 사진 찍으러 다니기 바빠 친구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며칠전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일상에 변함없이 편한 친구인것을 알기에 예의 인사조로 "별 일 없지?"하고 물으니 5월달 부터 계속 병중에 있어 근력이 없어 힘들다고 했다. 초등학교때부터 다리가 아파 한참을 고생했다는 말을 고등학교때 익히 들어 알고 있 었지만 학창시절엔 오랜 걸음만 잘 못 걸을뿐 일상생활엔 지장이 없어 다리 아픈건 다만 옛일이거니하고 잊고 지냈다. 그리고 결혼하고 한 10여년은 떨어져 살아 깊은 속내는 알 길에 없었는데 작년인가 친구집에서 하루 유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친구 가 이야기하길 30대때 다리 아픈게 재발해서 우연정이처럼 다리를 자르는게 아닌가하 고 남편이랑 시댁식구랑 친정식구들이 전부 벌벌 떨었다는 것이다. 몇군데 병원을 돌 다가 다행히 의사를 잘 만나 수술하는 불상사 없이 치료를 했는데 항상 주의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었다. 그리고 헤여진지 10개월이 흘렀는데... 다리가 재발해 몇달동안 병원에 다니고 약을 먹는데 부작용이 심하고 힘이 부쳐서 꼼짝을 할 수 없다고 힘없는 목소리가 전화선 넘어 들려 왔다. "친구야 네가 건강해야 이삼년후에 둘이서 해외여행 한번 다녀와야 지..." 하면서 빨리 쾌차하기를 독려했다. 학창시절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한명뿐인 여고동창생 내친구의 다리 아픈것이 씻은듯이 낳아 내후년엔 둘이서 한마음으로 해외 여행 갈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친구야 사는날까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자! 가 보고 싶은데도 가 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