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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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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해변


BY 미영 2004-04-13

봄 햇살이 흐른다지만

볼에 스치는 바람이 싸늘하다.

 

아들을 태운 자전거는

어기지 못한 약속을 위해

바다를 향한다.

 

혹시나 마음이 바뀌였나

"우야, 친구집에 갈까?"

"으응~~싫어!"

아는지 모르는지

친구집은 싫단다.

 

어는새 다가오는 바다내음

바람에 일렁이는 파도를 타고

저만치 기러기가 날개를 접고있다.

 

그것이 아름답다 디카에 담는

낯선 남자를 뒤로하고

바람에 굴곡을 그린 모래사장에

발을 딛는다.

 

아직은, 얇은 옷으로 찾기엔

차갑기마한 바다마음에

옷깃을 한껏 올려 몸을 감싸지만

그래도 한없이 도망치고 싶다.

 

벌써 도망쳤으련만

바람은 아랑곳없다는듯

파도에 밀려나온 돌멩이를

한없이 던져주는 아들때문에...

 

어쩔수 없이

바다에 묶인 배처럼

바람을 타고 흔들거렸다.

 

모래더미를 깊게 파내어

그림그리듯 내 마음을 담아보지만

자꾸만 바람 핑계로 도망치고 싶었다.

 

마침 지나는 강아지에

기겁을 하는 아들을 데리고

싸늘한 바다에서 도망쳐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