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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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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1


BY 미영 2003-08-17

8월7일,

떠났다.

 

1년,

365일 지키고 앉았던 자리를 털고

떠났다.

 

간만의 떠남이라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잡아끄는 일을 겨우 떼어놓고

해가 서쪽 하늘에 걸려서야

떠났다.

 

마음이 가라는대로,

가고싶었던 곳으로

차의 핸들을 돌렸다.

 

동쪽끝에 살다보니

서쪽으로 가고싶어서

동해바다를 끼고 살다보니

서쪽바다가 보고싶어서

핸들을 서편으로 향했다.

 

뒷자석 아이들은

도착지를 서둘고

엄마아빠는 서툰여행에

지도만 쳐다보고

해가 지고 한참만에야

대전 유성 모퉁이에

잠자리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