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열시 반쯤해서 큰 소리로 " 안녕히 주무세요!" 를 외치며
침대로 향하는 큰 녀석이..
어젠 9시가 될까말까 했는데 책 한권 들고는 자러가는 눈치였다.
모른척하고 말기엔 넘 이른시간이어서 쫒아들어가서는
다그쳐 물었다.." 뭔 일 있었니? 학교에서? 학원에서?"
아무리 머리가 커졌어도
밖에 내논 녀석은 염려스럽기 마련인지라
아이 표정이 조금만 이상해도 나는 가슴이 철렁한다.
" 일찍 자는것도 꼭 이유가 있어야만 해요?
졸리면 그냥 잘 수도 있는거지.."
평소엔 지 침대곁에 있기만해도 칭칭 감겨드는 녀석이
쌩뚱맞게 내 던지는 말마디에는 분명 가시가 돋혀있었다.
" 어어? 우리아들..화났나보네? 왜 그러신대요?"
" ...자고싶어요!"
" 현수야! 화가 난 상태로 잠자리에 들면 어수선한 꿈을 꾸는데.."
"......."
" 그러지말고..게임한판 하고 자는게 어떨까?"
요즘 아이들에겐 곶감의 위력보다 더한게 바로 게임이다.
눈을 지그시 감고 자는척 하던 녀석의 입 꼬리가
게임 소릴 듣더니만 어느새 귀에 걸려있었다.
무척이나 소심해서 녀석에게는 뭐라 한마디 하기도
무지 조심스럽다.
별 얘기 아니어도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눈물이 가득 고여버린다.
그래서 녀석 기분이 떠서 스스로 내게 얘기할 때까지는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는걸 매번 느끼게된다.
40여분 게임을 하고 나서 불그스레 상기된 녀석은
엄마 손을 끌고 지 침대로 향했다.
" 엄마! 생활체험기록장을 아무리 찾아도 없는데요..
선생님이 내일 안 갖고 온 사람은요..집으로 돌려보낸데요.."
아니나다를까 묻기도 전에 지 스스로 불었다..^^
" 그랬구나..우리아들 그래서 속상했구나?
근데있지..살다보면 반드시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생기는거야..
그럴 땐..별 다른 방법이 없어...대범하게 굴어야지..
선생님께 잃어버렸다고 사실대로 말씀드리고 한번 혼나면 되는거지..
뭘 그리 고민하냐! "
" 야! 낼모래 중학생이 될 녀석이 쫌스럽게 그게 뭐냐!"
그래도 녀석은 연신 눈을 깜빡이며 고민스런 눈치였다.
무언가를 한참 궁리하는 듯 하더니만..
" 엄마! 엄마가 선생님께 메일 좀 보내주세요!"
에휴~에휴~ 이 마마보이를 도대체 어떻하면 좋을꼬..??
정말이지 자식 제대로 키워낸 사람들은 존경스러워 죽겠어..
엄마나 아들이나 하는 모양새가...
가만 생각해보니..영락없이 모전자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