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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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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서두르니


BY 마가렛 2021-01-22

나도 이젠 영락없는 가정주부임에 틀림없다.
아침에 문자를 받고 서둘러 외출준비를 했으니
그시각이 열 시가 채 되지 않았다.
눈꼽만 끼지 않았는지 확인을 하고 모자를 눌러쓰고 빠른 잰걸음질을 하면서 지나가는데 어제 내린 비로 거리는 촉촉하고
발가벗은 나무들 사이에 붙어있는 잎에선 빗방울이 도로록
매달려 있는 모습에 나의 눈이 정화가 된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달하여
우선 대파를 장바구니에 담고
이어서 빨갛게 뽑내는 딸기를
그리고 남해시금치를 담고
계산대로 후다닥 가서 계산을 하니 1만원도 채 되지않은 금액에 내입가에는 행복의 미소가 절로 번진다.

1단계를 끝내고 2단계의 목적지에 도착하여
사서에게 예약된 책을 대출받으로 왔다며 남편이 보내준
도서관 바코드를 보여주니 이젠 드라이브스루 때와 달라서
가족이라도 바코드로는 대출이 어렵단다.
본인이 오거나 나의 도서관앱에 가족으로 등록을 하면 가능하다고 친절히 알려준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마스크를 착용한 사서의 얼굴이 이마도 눈도 참예쁘다.
나의 뛰어난 시선으로 감지해보면 그녀는 쌍커풀 수술을 한 
20대의 여성이다.
 어디에서 수술을 했는지 쌍꺼풀이 완전 잘된 케이스라
친구들이 부러워 할 것같은데 ...
언제부턴가  웃으면 쳐지는 나의 쌍커풀 눈도 살짝 집어주는
수술을하고 싶지만, 난 얼굴에 칼을 대는 일은 안 할 것이라는 평소의 소신으로 그냥 살아야 할 것같다.

요즘은 이쁜사람이 친절하다고 했던가?
얼마나 친절하고 상냥한지 괜시리 쳐다만 보아도 기분이 좋다.선생님이란 호칭을 써가며 이야기를 하는 그녀지만 나에게 선생님이란 호칭이 좀낯설다.
그래도 20대가 내또래의 나이를 보면 마땅한 호칭이 없어 대부분 공공기관에선 선생님이라고 통일한 게 아닐까 싶다.

오전시간에 또하나의 임무가 줌으로 회의를 하는 거였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인지 목소리가 안 들려 난처했는데
총무가 회의를 끝내고 개인 레슨을 해주어 완만히 해결이 되었다.
학창시절  때도 개인레슨을  한번도 받은 적이 없는데
이래서 개인레슨이 필요한가 보다라는 나의 말에
그녀가 큰소리로 웃는다.

아직은 1월이지만 완연한 봄날씨에 거리의 눈은 봄비?로 쓸려져 내려갔고,
하루하루 건강하고 작은일에 환한 미소를 짓는 오늘이
좋긴하다.
오후가 지나니 내일이 특별한 날이라는 게 각인되어 마음이 갑자기 바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