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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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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길..................


BY 그냥 2004-07-21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는 책상 위에 장미꽃 한 아름 놓여 있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아주 작은 배려가 아닌 큰 배려이었습니다.

내 자리로 향하는 순간..........................

봄이면 햇살이 너무 좋을 것 같았고

비가 오는 날이면 거리의 풍경을 내려다보기 좋을 것 같았고

겨울이면 내리는 눈을 바라보기엔 더 없이 좋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분명 이 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을 것 입니다

그 전임자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이 자리에 앉아서 무슨 생각들을 했을까...................

나처럼 내리는 눈을 보기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을까.............


깨끗하게 비어 있는 서랍에 하나씩

나의 짐으로 채워가면서 수많은 생각들이 교차 했습니다.

많은 시간을 돌아서 이제야 그 첫 단추를 채우는구나.............

내가 지금 선택한 길이 첫 걸음에 걸림돌이 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고서도 미련을 가지지 않을 만큼

열심히 살아 보자고 다잡아 보았습니다.....................                       


하나 가득 보따리 정리를 하고서 서랍 저 밑에

그 사람 사진 한 장 곱게 늦어 두었습니다.

아마도 새벽에 커피를 마시고 출근을 했을 것 같은데

이제는 그 커피를 마시지 못한다는 게 많이 서운했습니다.


아마 그 사람도 날 멀리 보내고 싶지 않았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며....................................

오늘도 새벽 출근길에 올랐습니다.

 

잔잔하게 헐러 나오는 음악이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줍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새벽 빈공간의 여유입니다